위스콘신주 크로스 플레인에 거주하는 프랭크(46)와 줄리 라보다(44) 부부는 법원의 이혼 판결을 불과 몇 주 앞두고 재결합에 성공했다.
데로시아 부부의 결혼생활은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릭(42)은 아내 티나(38)와 이미 별거 중이었다. 자녀 양육권 문제를 놓고 마지막 실랑이를 벌이던 두 사람의 관계는 누가 보아도 끝장난 상태였다. 그러나 이혼의 문턱을 넘기 직전에 둘은 극적으로 재결합에 합의했다. 먼저 별거를 제안한 것도, 화해의 손을 내민 것도 릭이었다. 그는“마지막 순간에 내가 정말 이혼을 원하는지 아닌지 확신이 서질 않았다”고 말했다.
수년간 쌓여온 갈등에 갈라서기 결심했지만
아이들 문제·불경기에 먹고 살 일 등 만만찮아
이혼신청자 25%가 “아직 희망있다”반응보여
16년에 걸친 결혼생활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슬하에 열한 살 된 딸과 열세 살짜리 아들을 둔 릭과 티나는 “불경기가 찾아든 후 금전적인 문제로 우리 사이가 더 크게 벌어졌지만 어떤 한 가지 결정적 이유로 이혼 직전의 상황으로 몰린 것은 아니었다”고 입을 보았다. 수년간 차곡차곡 쌓인 문제들이 어느 순간엔가 가파른 경사의 아래로 이들의 등을 떠밀었다는 얘기다.
티나는 “남편이 별거를 선언하고 집을 나갔을 때만 해도 내심 이혼을 원하지 않았지만 릭이 결심을 했다면 나 역시 내 갈 길을 가야 한다고 마음을 정했다”며 “그래도 이혼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고민이 됐고, 아이들을 위해 조금 더 노력을 해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미네소타 대학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데로시아 부부처럼 이미 이혼신청까지 해 놓은 커플 가운데 정말 ‘끝장’을 보고 싶은 것인지 아닌지 스스로 확실한 대답을 얻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예상 외로 많다. 그러다보니 ‘막판 뒤집기’도 종종 발생한다.
이혼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도 갈라서기를 망설이게 만드는 억제 요인 가운데 하나다.
최근 발표된 센서스 분석 자료를 보면 불경기에는 이혼율이 확연히 떨어진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가 개선되면 이혼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이번처럼 불경기가 장기화된 경우 어쩔 수 없이 계속 한 지붕 아래서 지내게 된 ‘불량’ 부부들이 문제 해결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되기 때문에 경기 반전 후에도 이혼 폭증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위스콘신주 크로스 플레인에 거주하는 프랭크(46)와 줄리 라보다(44) 부부는 법원의 판결을 불과 몇 주 앞두고 재결합에 성공했다.
1992년 8월에 결혼한 프랭크와 줄리는 남편의 외도와 이에 따른 별거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듯 보였다.
프랭크는 결혼생활에 일찌감치 권태를 느꼈다. 아내가 아이들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어지자 “결혼생활의 재미”가 사라져버렸다. 그는 한눈을 팔기 시작했고 결국 1996년 별거를 선언했다.
운송업체 매니저인 프랭크와 치과 보조사로 일하는 라보다는 아이들을 위해 “미워도 다시 한 번” 한 지붕 아래서 생활하기로 합의했으나 실질적인 관계개선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지난 후 이번에는 라보다가 정식으로 이혼을 신청했고 둘은 다시 6개월간 별거에 들어갔다.
초읽기에 들어간 이들의 결혼생활을 구한 것은 이혼이 획정되기 전 마지막으로 찾아간 부부 주말 클리닉이었다. 거기서 다른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어느 상황, 어느 순간에건 부부 사이의 ‘용서’가 가능하며 새로운 ‘희망’을 키워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 2년간 프랭크의 행동거지는 극적인 변화를 보였고, 라보다 역시 남편을 대하는 태도를 바꿨다. 둘은 2000년 세 번째 아이를 낳은데 이어 2002년 넷째 딸을 추가했다.
미네소타 대학 가정사회과학 교수이자 결혼 및 가정 치료사인 윌리엄 도허티가 이혼신청을 한 2,484명의 부부를 상대로 실시한 서베이에서 전체의 25%가 “아직도 희망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고 329쌍의 커플 가운데 12%는 배우자 모두 화해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는 별도로 2009~2010년에 미네소타에서 실시된 서베이에 따르면 이혼을 신청한 886명 가운데 55%가 점차 벌어지는 부부 사이의 ‘틈새’를, 53%가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대화불능’을 갈라서기를 결심한 최대 이유로 꼽았다. 또한 외도와 배우자의 관심부족도 이혼 사유의 34%를 각각 차지했다.
도허티는 배우자 관심 부족과 인척과의 관계가 문제인 경우 이혼까지 가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외도 역시 화해의 기회를 원천 봉쇄하는 요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성의 관점에서 이혼을 다룬 책을 써낸 아이리스 크래스나우는 “200여명의 주부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혼을 생각했다’는 대답이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고 첫 번째 결혼에 비해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재혼자가 의외로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도허티는 “사람들은 저마다 결혼에 많은 기대를 걸지만 우리 사회는 이들이 원하는 결혼생활을 이끌어가는 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도록 준비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덴버 임상심리학자 수잔 하이틀러는 “흔히들 결혼문제 상담을 ‘최후의 수단’쯤으로 생각하지만 결혼이라는 판 자체를 깨뜨리는 것보다 조기 상담을 통해 부서진 곳을 수리하는 편이 감정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훨씬 싸게 먹힌다”고 강조했다.
센서스국 통계에 의하면 2010년의 이혼 건수는 2008년에 비해 6만5,000건이 줄어들었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7%가 감소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불경기 영향으로 풀이한다.
이혼을 하려면 어쨌건 두 집 살림을 꾸려야 하고 변호사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 가뜩이나 먹고살기 힘든 판에 한두 푼도 아닌 이혼경비를 따로 마련하기가 쉬울 리 없다. 가계 소득수준이 낮으면 갈라서기가 더 힘들어진다. 없는 사람들은 함께 사는 것이 절약하는 길이다.
이혼에 합의했지만 공동명의의 집을 처분하지 못해 엉거주춤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는 부부도 적지 않다. 재산분할이 어려워 한 지붕 밑에서 어기적거리다 보면 “이럴 바에야 아예 새로 시작해 보자”는 합의에 이르기도 한다.
데로시아 부부의 화해도 극적으로 이루어졌다.
같은 너싱홈에서 간호보조사로 함께 근무하는 릭과 티나는 이혼절차가 마무리되기를 기다리며 별거에 들어갔고 각자 새로운 상대를 만나 데이트를 시작했다.
둘 사이는 티나의 차가 고장이 나면서 극적인 전기를 맞았다. 당시 티나에게는 차를 수리할만한 돈이 없었다. 결국 그녀는 릭의 차로 함께 출퇴근을 했다. 이 과정에서 릭은 자신이 티나의 남자 친구를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함께 출퇴근을 한 지 1주일째 되던 날 차 안의 라디오에서 ‘격주로’(Every Other Weekend)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레바 매킨타이어와 케니 체스니가 부른 이혼 부부의 자녀 이야기를 다룬 곡이었다. 이 노래가 릭의 심금을 울렸다.
릭은 티나에게 “나를 다시 받아주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티나는 그의 ‘백기투항’을 받아들였다.
릭은 “아내와의 마지막 1주일 동안 그 이전 수년간 맛보지 못했던 즐거움을 만끽했다”며 “아마도 아내와 헤어지기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별거가 필요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