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의 2눈 기증의 결심은 너무나 장하고 용기 있는 일인데 결심은 나의 영향을 받지 말고 본인의 완전한 자유의사로 결정하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그로부터 1개월 후 자기가 사형 집행 당할 때 자기의 두 눈을 기증하기로 각오했다고 나에게 이야길 해준다.
너무나 변화된 그의 마음과 태도에 나는 눈물겹도록 감사하고 장하게 느꼈고 무엇보다 주님이 하시는 역사는 놀랍기만 했다.
난폭하고 다루기 힘든 그가 근래의 교도소 생활에 극적인 변화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성격이 아주 양순해졌고 친절하게 행동하니 교도관들도 감탄을 하고 있다고 교도소 소장이 나에게 이야길 해준다. 그러면서 스티븐은 아마 1974년 2월 28일 사형집행이 될 것 같다고 나에게 귀띔을 해준다.
1974년 2월 28일 아침 6시 30분 미사를 봉헌한 후 나의 사제관에 있는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린다. 수화기를 들었다. 교도소 교도관이 교도소 소장님이 나와 통화를 하고 싶다고 하면서 교도소 소장을 바꾸어 준다. 교도소 소장이 3개월 전에 스티븐의 사형집행이 2월 28일 경에 있을 것이라고 귀띔을 해준 것이 즉시 나의 머리에 떠오른다.
교도소 소장이 전화상으로 말하길 스티븐이 오늘 오전 내로 사형집행을 당하는데 신부님이 꼭 오셔야 한다는 내용이다. 예측은 했지만 막상 교도소 소장님의 말을 듣는 순간부터 나는 마음이 두근거리고 당황하기 시작한다.
약 2년 5개월 가까이 매주 한 번씩 나는 스티븐을 만났고 결국 예수님을 구세주로 받아들이고 드디어 나에게 영세를 받았다. 교도소 생활이 점차 모범이 되고 있다는 소식을 교도관들로부터 종종 들어 왔다.
착하고 장한 교도소 생활을 하고 있는 스티븐이 오늘 사형을 당하게 된다는 소식에 나의 마음은 순간 너무나 서글프고 가슴이 메어지는 것 같았다. 가련하고 불쌍한 스티븐이 형장에서 교수형으로 처절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직접 목격해야 하는 나의 마음은 걷잡을 수없는 긴장으로 당황이 되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교도소 내 사형을 집행하는 형장에서 사람을 법으로 죽이는 현장을 목격하는 것은 스티븐의 경우가 나에게는 난생 처음이었다. 아침 식사를 하기 직전 전화를 받고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음식 맛을 잊었을 뿐만 아니라 음식이 목으로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두근거리고 긴장이 된다.
아침을 간단하게 몇 숟가락 뜨고서는 커피를 한잔 하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종부 성사 가방을 챙겨 교도소로 급하게 갔다. 사제관을 떠나 교도소를 향해 가면서 스티븐을 위해 간절한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사형을 당하는 극한적인 상황에서 스티븐의 생사가 교차되는 사형집행 순간을 주님의 특별하신 도우심으로 오로지 주님만을 사랑해왔던 스티븐의 신앙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도록 주님이 스티븐을 도와주시길 부탁드리는 기도를 계속하면서 교도소를 찾아 간 시간이 오전 9시 경이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