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소득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소득 불균형이 성장 둔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 진단했다.
신문은 우선 중산층 이하 미국인과 부유층 사이의 소득 격차가 유래 없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중도좌파 성향의 ‘경제정책연구소’ 논문 등을 인용, 현재 미국의 소득분포에서 상위 10%가 벌어들이는 소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30년대 이래 최고 수준이며, 상위 1%에 해당하는 부유층 가구의 재산이 하위 90%보다 많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소득 불균형이 성장 둔화의 핵심 요인 중 하나라는 전문가 집단의 견해를 소개했다.
과거에는 소득 불균형을 경제성장 과정에서의 부작용 중 하나쯤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 문제를 성장 저해 요인으로 인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고 NYT는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것과 성장 강화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결론냈다.
IMF의 이코노미스트 조너선 오스트리는 "미국처럼 소득 불평등이 심각한 나라는 성장이 더욱 취약해진다"며 1980년대 이래 커져가고 있는 소득 불평등이 국가 경제 성장을 3분1 가량 잠식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스트리는 또 부유층으로의 소득 집중은 단지 소득 불평등의 심화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성장의 안정성과 속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외국인투자, 무역 개방 정도, 환율 경쟁력, 정치 제도 등 다른 요소에 비해 소득 불평등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와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소득 불평등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경고하면서 공격적인 세금 정책과 정부 지출 프로그램 추진을 제안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소득 불평등 심화 추세가 경기 침체와 맞물려 향후 수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암울한 예상을 내 놓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부유층은 한때 입었던 타격에서 회복하고 있는반면 중산층 이하는 부동산 거품 붕괴의 여파 속에 소득 수준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2001년)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소득 불평등의 심화는 경제가 더 약해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사악한 순환에 접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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