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대공세’에 롬니‘역공’취할듯
깜짝발표 등 갖가지 시나리오에도 대비
16일 오후 9시(한국시간 17일 오전 10시) 열리는 미국 대통령 후보 2차 TV 토론 대결의 최대 관심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차 완패를 설욕할 것인가로 모이고 있다.
이는 역으로 지난 3일 1차 토론 압승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려 불과 3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초박빙 상태로 만든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2차에서도 선방해 상승세를 계속 탈 것이냐와 다름이 없다.
주요 언론매체 보도를 종합해 보면 오바마는 롬니를 직접 겨냥해 공세적으로 나오고 성적도 1차 때보다 더 좋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캠프의 제니퍼 사키 대변인은 15일 취재진에 "대통령은 자신에게 가장 가혹한 비판자로서 롬니가 지난번 토론을 (자기보다) 잘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오바마는 내일 밤 토론회에서 국민이 묻는 말에 답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1차 토론 때 언급하지 않은 롬니의 `46% 발언(저소득층을 정부 의존형으로 비하)’과 중국·인도 등지로 일자리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도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금융회사는 롬니가 창업했다.
그러나 2차 토론이 타운홀 미팅(주민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돼 오바마가 마냥 전투적인 자세만을 취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타운홀 토론의 주인은 어디까지나 국민이기 때문에 후보가 시민인 토론 질문자에게 호흡을 맞춰야 한다. 자칫 후보가 일방통행을 해버리면 분위기가 깨지고 역효과가 나기 십상이다.
이를 의식한 듯 사키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결연하면서도 정중한 태도로 토론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토론 준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오바마가 듣는 조언 중 하나는 "절대 과잉반응하지 마라, (1차 토론 패배를) 만회하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라는 것이라며 "오바마가 대결하고 이의를 제기할 순 있지만 괴롭히는 사람(bully)으로 보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오바마는 질문자들과 교감을 하면서 필요한 경우 롬니를 집중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분석가 찰리 쿡은 정치주간지 내셔널저널 기고문에서 "오바마가 2차 토론을 위해 전략을 재정비하고 공격적이어야 하지만 너무 나가면 대통령 이미지를 그르칠 수 있다"며 "이런 것이야말로 정말 아슬아슬한 줄타기"라고 말했다.
2차 토론 질문자는 대통령후보토론위원회(CPD)와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엄선한 무당파 유권자 8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질문은 국내외 문제 모두에 대해 할 수 있다.
반면 방어적 처지에 있는 롬니 진영은 오바마 쪽보다도 더 다각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타운홀 방식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롬니도 지난 2008년과 올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때 타운홀 토론을 해봤지만 아무래도 횟수나 답변 요령 등에서 오바마에게 밀릴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오바마가 2차 토론에서 새로운 정책이나 공약을 발표하는 `기습’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인 알렉스 캐스텔라노스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필요로 하거나 국민이 뭔가 기대할 때 (마치 요술로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 듯) 뚝딱 해결책을 내놓는 데 매우 능숙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롬니 캠프는 1차 토론에서 증명됐듯 오바마가 공격을 받을 때 잘 대처하지 못한 점을 들어 기회가 오면 오바마를 궁지로 몰 것임을 시사했다. 적어도 타운홀 토론이 오바마의 독무대가 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또 롬니가 토론 도중 위기에 처해도 1차 때처럼 수완을 발휘해 잘 대처할 것으로 롬니 캠프 관계자들은 믿고 있다.
롬니 측근과 공화당 전략가들은 2차 토론에서 롬니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언론은 오바마에게 승리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폴리티코는 전했다.
공화당 전략가인 브래드 데이스프링은 "(하향 곡선을 그리던) 오바마의 귀환(comeback)은 매우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라며 "롬니의 최대 과제는 `오바마 KO승’ 보도를 바라는 언론을 극복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퓨리서치센터 조사(10.12-14일, 1천6명, 오차범위 ±3.7%포인트)에 의하면 `2차 토론을 누가 잘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41%가 오바마를, 37%가 롬니를 꼽았다.
1차 토론 예상 때도 오바마가 51% 대 29%로 우세했지만 토론 후에는 66%가 `롬니가 잘했다’라고 응답했다. `오바마가 잘했다’는 20%였다.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만일 오바마가 2차 토론 후 지지율에서 롬니를 2%포인트 차로 따돌린다면 대부분의 전국 및 경합주(州) 여론조사에서 앞서겠지만 반대가 되면 롬니가 전국 투표는 물론 오하이오와 아이오와 같은 오바마 우세 지역에서도 오바마를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와 롬니 캠프는 대선후보 2차 토론 사회를 맡은 CNN 방송 캔디 크롤리의 추가 질문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의회전문지 더힐은 전했다.
두 캠프가 체결한 토론 진행 양해각서에는 청중의 질문에 이어 크롤리가 추가 질문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으나 여성으로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대선 후보 TV 토론의 진행자가 된 크롤리는 "나는 남을 몰래 훔쳐보는 사람이 아니다. 과거 사회자들이 했던 것처럼 추가 질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청중이 사과에 관해 질문했는데 오렌지로 답한다면 언론인으로서 `질문은 사과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후보토론위는 크롤리가 청중의 질문을 재해석하지 말 것을 권고했는데 앞으로 타운홀 방식의 토론에서 사회자의 역할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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