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예비역 여군 2명, 국방부 대상 위헌소송 제기
▶ “성차별로 임무 제한, 승진·급여·연금에 불이익”
지난해 엘렌 헤어링 육군대령(50)은 드디어 꿈에 그리던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전투지대에서 특수작전을 수행할 아프간 여성들을 발굴해 인터뷰하는 여군들의 수퍼바이저로 선발된 것이다. 헤어링은 노스캐롤라이나 주 포트 브랙에서 3개월간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아프간에 배치되기 직전 한 담당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우린 귀관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임무는 결국 그녀보다 계급이 낮은 남성 장교에게 주어졌다. 헤어링은 분개했다.“어떻게 내가 자격이 없단 말인가? 이미 포트 브랙으로 보내질 때 충분히 자격검증을 받았는데!” 아무도 그녀에게 그 이상의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그동안 계속 제외 당했던 전투경험 부족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의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직업군인으로 박사과정 학생이며 육군대령의 아내이기도 한 헤어링은 지난 5월 또 다른 육군 예비역 여군과 함께 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들은 소장에서 여성을 대부분의 전투 임무에서 제외시키는 국방부 정책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 정책이 여성을 차별하여 임금, 승진기회, 은퇴 후 연금혜택 등에 제한을 가한다는 주장이다. 그들은 이번 소송을 통해 모든 임무 배치 및 훈련에 관한 결정이 성별에 관계없이 행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군의 비율은 미군 전체 140만 현역 중 14.5%에 달하고 있다. 이미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에서 전사한 여군은 140여명이며 부상자도 800여명이나 된다. 금년 초 국방부는 탱크 정비사와 포병대원등을 포함한 1만 4,000개의 직종을 추가로 여성에게도 개방한다는 새 복무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여군 복무가 금지된 직종은 15만개나 된다.
국방부는 이 같은 제외정책을 폐지시킬 수 있도록 ‘신체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한 정책이란 예를 들면 : 개인의 프라이버시, 여성을 위한 별도시설 마련 경비, 전투 시 신체적 요건 등이다.
“국방부는 모든 군인이 성별에 따른 제한 정책이 아니라 각자의 능력에 근거에 최대한 잠재력 발휘를 막는 장애를 제거할 의무가 있다”고 국방부 대변인 토드 브래실 중령은 말했다.
9월13일 국방부는 법원에 소송기각 신청을 제출했다. 그 신청서에서 국방부는 대통령과 연방의회는 군 전문 분야에 관해 “상당한 존중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전국 군사정의 연구소의 엘리자베스 힐먼 회장은 이번 소송은 정당한 근거가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방법원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군 정책에 도전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상당히 힘든 투쟁이 될 것임을 인정한다.
헤어링의 소송이 시작된 것은 그녀가 버지니아 대학의 ‘몰리 피처 프로젝트’ 팀과 접촉하면서 부터다. 독립전쟁 중 복무한 여성의 이름을 따 명명된 이 프로젝트에선 여군의 전투 복무 제한 규정에 도전할 첫 소송의 원고를 물색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여 선발된 소송의 원고가 헤어링 대령과 플로리다의 제인 볼드윈 예비역 특무상사. 볼드윈은 이런 규정 때문에 이미 두 차례나 임무 배치에서 제외당한 바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훈장을 받은 우수한 군인으로 성차별로 인해 승진의 기회를 거부당한 전형적 케이스라고 몰리피처 프로젝트의 책임자 앤 커플린은 설명했다.
여성의 전장 복무를 금지하는 국방부 정책의 이유 중엔 “여성은 전쟁터에서 부상당한 200파운드 체중의 군인을 운반할 수 없다”는 내용도 있다. 헤어링은 육군 대령인 자신의 남편과 역도선수인 자신의 아들 역시 200 파운드 무게의 부상병을 옮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부분의 남자들도 할 수 없는 높은 기준의 잣대를 여성들에게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군이 모든 전투 임무를 여성에게도 개방하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현재 예비역인 헤어링은 이렇게 대답했다 : “점차적으로 모든 장벽이 제거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첫 걸음을 내 딛고 당장 요구하지 않으면 더욱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 LA타임스-본보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