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 주변을 10바퀴 정도 돌고 맨손체조를 하고서는 방에 와서 샤워를 하고 잠시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들었다. 잠결에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리기에 벌떡 침대에서 일어나 시계를 보니 6시 5분이다.
Joe하고 약속된 시간이 6시인데 틀림없이 그 사람이 전화를 했으리라 믿고 수화기를 들으니 바로 그의 음성이다. 뷔페식당에 와서 신부님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즉시 가겠다고 약속을 하고 나는 곧 9층 뷔페식당으로 갔다.
Joe가 친구 3명을 더 데리고 와서 나를 반갑게 맞이해 준다. 저녁을 먹어야 하기에 일단 뷔페음식을 큰 쟁반에다 담아 한적한 창가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같이 온 분들은 한 분을 제외하고는 가톨릭 신자들이 아니다.
정 신부님이 쓴 책 " Whom Do You Seek? " 이란 책 내용 안에 교도소 사목을 하면서 사형수에 대한 이야길 직접 듣고 싶어서 신부님을 만나자고 청을 했습니다.
나는 종교 서점에 가서 신부님의 책을 들고 이리저리 보면서 몇 장을 넘기는데 책에 대해 당시 샌프란시스코 대주교님의 너무나 좋은 추천 글이 있기에 즉시 책을 구입했지요. 집에 와서 책을 읽었는데 사형수에 대한 내용을 읽고 실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신부님을 유람선에서 만나 뵌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가 없었는데 유람선에서 만나게 된 것이 참으로 신기합니다. 신부님이 사형당한 분을 순교자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사형수가 형 집행을 당할 때 직접 목격하신 상황을 생생하게 다시 듣고 싶습니다.
그러면 약 1시간 이상이 걸리는데 시간상 괜찮으냐고 물었다. 오늘 저녁시간은 사형수에 대한 신부님의 이야길 듣기 위해 왔습니다. 시간에 상관하지 않고 이야길 듣겠다고 한다. 그래서 이야길 하기 시작했다.
나는 사제가 된지 1년 후 1972년 11월부터 2개의 본당과 함께 교도소의 지도신부로 일하게 되었다. 매주 목요일 교도소에 가서 미사를 봉헌하고 고백성사를 듣고 교육적인 내용의 이야길 약 1시간 정도 하는 것이 교도소에서 하는 사목이었다.
그런데 교도소 소장의 요청에 의해 아주 거칠고 포악한 사형수 한 사람과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기로 나는 교도소 소장과 약속했다. 사형수의 이름은 서 석황 이였다. 처음 만날 때 받은 인상은 교도소 소장이 나에게 사형수에 대해서 미리 말해준 인상과는 판이하게 다른 키가 크고 잘생긴 미남형이었다.
매주 한 번씩 만나 약 한 시간 정도 서로 이야길 하지만 주로 나의 이야길 듣는 편이였다. 처음 만난 지 8개월 만인 1973년 7월에 나에게 스티븐이란 이름으로 영세를 받았다. 영세를 받을 즈음에는 사형수 스티븐의 태도와 생각이 극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나는 쉽게 감지할 수가 있었다.
형 집행을 당하기 3개월 전에 스티븐 자신이 사형을 당할 때 자기의 건강한 두 눈을 앞 못 보는 장님에게 기증하고 싶은데 신부님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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