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맛 좋은 안방마님을 한 분 소개해 줄 수 있습니까.”
분말 오렌지 주스 탱(Tang)이 인기였다. 크래프트 크래커는 있는 집 아이들이 즐기던 스낵이었다. 맥스웰 등 인스턴트커피는 다방업계를 석권할 정도의 위세를 떨쳤었다.
외제, 그중에서도 미제 가공식품이 한국에서 고급식품의 대명사로 불릴 무렵 한 식품업에 종사하던 분의 요청이었다.
미국 산 육포(jerky)를 종류별로 거의 다 맛을 보았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어릴 적 할머니가 만들어 주었던 육포에 비해 대부분이 한 수 아래라는 것이었다. 그 맛을 재현해 낼 수 있으면 미국의 육포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30여 년 전의 이야기로, 그러나 한국의 육포가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상륙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손 맛 좋은 안방마님을 끝내 찾지 못한 탓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보다는 문화의 탓이 아닐까 싶다.
한국의 대표 브랜드 ‘삼성’은 ‘소니’의 그림자에 가려 있었다. 현대 자동차가 미국시장에 상륙하기 전이었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의 미각으로 미국시장을 파고드는 것 자체가 상당한 무리가 아니었던가 하는 것이다.
한국의 올해 농축수산품 수출목표는 100억 달러다. 지난1981년 21억 달러규모였던 한국의 농식품 수출규모는 88 서울올림픽을 맞아 32억 달러로 크게 늘었고 2011년에는 77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특히 2007년에는 38억 달러를 마크하던 한국 식품의 해외수출은 지난해까지 불과 4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무엇이 이 같은 급증세를 가져왔나. 그 답은 역시 문화에서 찾아지는 것 같다.
한류 바람이 계속 확산된다. 그 풍속도 더욱 거세진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널리 알려지면서 한국의 미각도 세계화의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류바람이 불기도 전에 초코파이, 다방커피에 사용하는 프림 등은 이미 해외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었다. 일본,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인기를 얻었던 한국 식품이 이제는 미국시장에서도 인기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시장에서의 한국식품 주 고객은 한인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식품 구입자의 50%이상이 이제는 비아시아계라는 것이다. 거기다가 코스트코, 아마존 닷컴의 인기상품 10위 안에 한국 식품이 3~4개 들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
사이의 강남스타일 열기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베니스 영화제에서는 김기덕 감독의 작품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이 문화 한류의 바람을 타고 이제는 식품 한류가 더 한층 업그레이드되어야 할 때 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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