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 고통 피부로 느껴 더 큰 힘 돼주고 싶어요
“환자들과 함께 울고, 또 웃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떨려요.”
롱아일랜드 맨하셋 세인트 메리 고등학교 10학년에 재학 중인 이본덕(사진·15·영어명 라이언) 군은 다음 달부터 뉴욕 퀸즈병원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다. 이군은 “병원 관계자로부터 주로 암환자 등이 입원해 있는 병동에서 봉사를 하게 된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환자들의 손과 발의 역할을 열심히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군의 퀸즈병원 자원봉사는 이번 여름 한국일보와 뉴욕한인봉사센터(KCS)가 공동주최했던 ‘2012 청소년하계자원봉사 프로젝트(YCAP)’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당시 이 군은 피부 관련 질병 민간 연구기관인 뉴에이지 스킨 리서치 파운데이션(New Age Research Foundation)에서 각 질병 목록을 일일이 확인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했었다.
이군은 이번 병원에서 진행하는 자원봉사가 환자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다. 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치료’와 ‘완치’ 같은 것이기 때문에 간식을 배달하거나, 읽을 책을 가져다주는 일 등은 작은 힘이 될 뿐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군은 훗날 의사가 돼 환자의 진정한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번 자원봉사는 그런 의미에서 환자들의 아픔을 가까이에서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군은 “의사라는 꿈을 이루기가 절대로 쉽지 않은 걸 알고 있지만, 환자들과 함께 하다 보면 나름대로의 목적의식이 생길 것”이라며 “약 5년 전 외할머니가 간암으로 돌아가실 때도 같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고등학교 생활 동안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굳은 다짐을 보였다.
이군이 의사의 꿈을 갖게 된 데에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만났던 담임선생님의 역할이 컸다. 당시 이군을 지도했던 스미스 선생님은 생물과 화학 등 과학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이군의 내면에서 ‘과학적인 재능’이 있음을 발견한 후 이후 선생님은 방과 후 이군을 따로 불러 현미경 사용법을 알려주고, 각종 화학물질 섞으며 그 반응을 보여주곤 했다. 선생님은 말 그대로 자신의 시간까지 쪼개며 이군을 위해 헌신한 것이었다. 다행히 이군도 선생님의 이 같은 관심이 싫지 않았다. 특히 각 현미경을 통해 본 여러 물질의 세포조직 등은 신기함 그 자체였다. 자연스럽게 방과 후 스미스 선생님과 보내는 시간이 하루하루 기대됐고, 신이 났다는 설명이었다.
이군은 “당시 선생님의 안목대로 나에게는 과학 쪽으로 관심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며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생물, 화학 등과 관련한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시작해 의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간직하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은인과도 같은 스미스 선생님과는 아직까지 연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이로 남아있다.
“선생님께 저의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라도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세상 많은 아픈 사람들에게 진정한 기쁨을 주고, 그 기쁨을 스미스 선생님과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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