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한국예술원 조형주 원장과 한바탕 북을 두드리고 난 아이가 대뜸 내뱉는 말.
한인 2세 청소년들에게 문화를 통해 조국의 얼을 전수하고 나아가 전통 음악으로 커뮤니티 섬김과 선교 사역을 담당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국악 연주팀의 출발은 성공적이었다.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는 ‘K-POP’ 수준은 아직 아니지만 우리 것이 이렇게 멋있는 줄은 몰랐다는 표정을 짓는 학생들을 보며 조 원장도 마음이 놓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몇 년 전 뉴욕으로 매주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2년 반이나 지속됐지요. 200여명의 청소년들에게 한국 악기를 가르치고 새벽 2-3시에 내려오는 경우도 많았지만 기쁜 마음에 피곤한 줄 몰랐습니다. 지금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조 원장은 당시의 열정과 보람을 워싱턴에서 되찾으려 하고 있다. 자녀들에게 신앙과 한국인의 정신, 문화 유산을 가르치자는 말은 많이 하지만 정작 각론에 들어가면 막막해진다. 그에 대한 답으로 조 원장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단언한다. 모국어가 어눌해도 땀흘리며 악기를 두드리다 보면 세대와 언어의 벽은 모두 무너진다. 아이들도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정체성을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물론이다.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는 우리 문화, 우리 음악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타민족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특히 타악기는 다른 악기와 달리 각 나라간 유사점이 많아 더욱 그렇다. 국악 리듬이 서양 음악을 능가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조 원장은 “컴퓨터 게임이나 즐기고 교회에서 예배 참석을 강요받는다고 생각하던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놀이 문화를 발견하는 이점도 있고 북을 두드리다 보면 건강도 좋아진다”며 웃었다.
몇 주전 시작된 청소년 국악 연주팀의 이름은 ‘어울림’으로 정했다. 우리 것과도 어울리고 글로벌 가족으로서 타민족과도 잘 어울리자는 뜻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센터빌 소재 한국예술원 연습실에서 모이고 있고 10-20명으로 단원을 늘릴 계획이다.
조 원장의 2세 청소년들에 대한 투자 계획은 또 있다. ‘어울림’ 말고도 각 교회나 단체들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국악반을 만들어 주면 언제든 가서 무료 강습을 해줄 생각이다.
국립무용단원 출신인 조형주, 서순희 부부는 24년간 미국 사회에서 2,000여회 공연을 하며 한국 문화 전도사로 활동해왔다. 여러 나라를 돌며 선교도 활발히 하고 있는 이들은 몇 년 전 ‘월드미션 문화선교사’로 공식 임명 받았다.
1985년에 설립한 한국예술원은 현재 메릴랜드 저먼타운과 버지니아 센터빌에서 운영되고 있다.
‘어울림’에 참여하면 대통령봉사상 크레딧이 수여된다.
참여 문의 (301)346-1267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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