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진리가 절대적이 되기에는 세상엔 오락이 너무많다’
철학자 니체의 말이지만, 요즘 싸늘해 지고 있는 클래식 (음반)시장의 공기를 감지하고 있자면 니체의 말이 실감난다. 그 누구보다도 음악을 사랑했던 니체는 저급한 인격들도 (누구나)구원받을 수 있는 종교보다는 음악(예술) 등에 그의 영혼을 불태웠다. 개념이나 이성적 진리보다는 변화하는 삶의 현장, 고뇌와 비극의 스스로 주인이되라고 역설했다. 더욱이 음악은 종교가 해 주지 못하는 역할, 삶의 가장 권태로운 순간 조차 얼음처럼 깨어있는 영혼의 포효… 삶을 광채나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음악을 모르는 자들과는 대화조차하지 말라. 그것은 그들이 무지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세계란 오락의 세계 일뿐… 대화할 인격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니체의 세계에선)
니체의 사상은 후기 낭만주의(음악, 문학)와 실존주의(철학)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데, 철학보다는독일의 혼이라고나할까… 음악정신을 통해 20세기의 위대한 사상가로 우뚝섰다. 그가 주창한 초인 사상은 어쩌면 세상권력에 필적하는 정신적(문화) 권력을 주장하는 것이었는지도 몰랐지만, 이는 독일인의 우월성… 절대 권력에 혈안이 되어있던 히틀러 등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었다.
독일 음악의 상징이라고나할까, 니체의 초인사상을 낳게한 근본 배경은 어쩌면 베토벤에서부터 출발했는지도 모른다. 근대 (서양)음악의 출발은 바하였지만 세계 음악을 바꿔놓은 사람은 바로 베토벤이었다. 사상음악의 첫 출발, 교향곡 3번 ‘에로이카’(영웅)는 황제 나폴레옹을 위하여 써진 곡이었지만 사실 음악의 영웅화… 위대한 인격으로의 진화… 그 사상의 표출과 다름없었다. 이러한 것이 가능하였던 것은 순전히 베토벤의 의지… 그 천채로 인해 가능할 수 있었고, 세상은 음악이 그처럼 감동적일 수 있다는 것에 열광했다.
베토벤은 (황제를 위하여)’에로이카’를 작곡한(1804년) 뒤 5년만에 또하나의 기념비적인 결실을 보게 되는데 그것이 그 유명한 ‘황제 (피아노)협주곡’이었다. 이 곡은 너무 유명하여 곧바로 대중화되고 말았지만 그속에 담긴 웅대한 악상은 그렇게 대중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수만가지의 난관… 인생의 적들을 물리치고 당당하게 우뚝선 정복자의 정신… 황제의 그것과 다름없었다. ‘황제’란 베토벤이 직접 붙인 것은 아니었고 그 위용이 황제같기에 주위사람들이 붙인 이름이었다고 한다.
땅! 하고 울려퍼지는 서부주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영웅의 포효와 같다. 강한 것은 아름답다. 마치 전쟁에 나서는 황제처럼 당당하면서도 장엄하게 울려퍼지는… 피아노의 연탄음이야말로 베토벤이 아니고서는 누구도 쉽게 표현하기 힘든 예지의 표출이었는데 협주곡 5번이야말로 고전파의 종말을 고하는 곡이면서 동시에 낭만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진정한 출발이었다고 하겠다.
오늘날의 피아노라는 악기가 처음 탄생한 것은 1709경이었다고 한다. 이태리 출신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라는 사람이 쳄발로라는 악기를 개작, 오늘날 처럼 웅장한 소리를 낼 수 있는 피아노를 고안해 냈고, 이윽고 피아노는 18세기 중반(모차르트가 탄생해던 시절)부터 본격적인 활약을 시작하게 된다.
특히 피아노 음악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 고전파에 이르러 크게 개화하게 되는데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협주곡 등은 가히 피아노의 성서라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명곡 중에 명곡으로 널리 알려진 곡들이다. 특히 베토벤은 피아니스트 출신으로서 피아노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한 작품들을 수없이 남겼는데, 협주곡 5번이야말로 그의 원숙기를 대표하는 최대의 걸작 중의 하나라 하겠다.
1809년 나폴레옹의 공격으로 비인의 지하실에 피신해 있던 베토벤은 ‘영웅교향곡’ 때처첨 불타는 창작혼으로 ‘황제’를 완성했고 이곡은 곧바로 후원자 루돌프 공에게 헌정되었다. ‘황제’는 주위에서 붙인 이름이었지만 그 속에는 위풍당당한 (불멸의)베토벤… 그 황제적 위용에 붙이는 찬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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