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금융업자들 조직화… 은행들 대책마련 부심
여러 은행에 다수의 계좌를 개설해 놓고 고의로 부도수표를 돌려가면서 입금한 뒤 현금을 챙기는 ‘체크 카이팅’(check kiting) 사기가 한인사회에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소위 ‘수표 돌려막기’로 불리는 이같은 사기는 한때 뉴욕일원 한인은행에서 횡행한 뒤 한동안 잠잠했으나 최근 체크 카이팅 사기로 체포되는 한인들이 다시 잇따르면서 한인 은행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예전과 달리 불법 금융업자들이 급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끌어들여 조직적으로 사기행각을 저지르고 있어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인 금융계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우선 급히 돈을 마련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잔고가 거의 없는 계좌들을 고의로 개설하게 한 뒤 많게는 수천 달러까지 부도 수표를 발행하도록 해, 이 수표를 자신 혹은 지인의 다른 계좌에 입금하고, 잔고 확인에 걸리는 시간을 이용해 현금지급기(ATM)를 통해 400~500달러씩을 빼내 착복을 한다.
사기범들은 이 과정에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포섭하기 위해 최대 2만 달러까지 가능하다는 말로 현혹하는 것은 물론 “문제가 될 경우에도 계좌를 닫아버리거나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것으로 모면할 수 있다”고 속이는 수법을 쓰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조지아주에서 체포됐던 한인 이모(53)씨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에 계좌를 개설한 뒤 부도수표를 발행해 여러 곳의 은행지점에 돌려가면서 입금한 뒤 잔고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틈을 타 현금을 찾아 챙기는 수법으로 9만2,000달러를 착복한 혐의로 체포됐다. 캘리포니아에서도 지난달 30일 체이스은행 등을 돌며 같은 수법으로 현금을 챙긴 한인 김모(32)씨와 윤모(31)씨 등 2명이 붙잡혔다.
이처럼 체크 카이팅이 다시 성행하고 있는 이유는 긴 경제위기 때문에 현금 유동성이 막히면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카이팅을 이용한 사기수법을 사용하는 개인 금융업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체크 카이팅 사기가 급증하고 있어 오퍼레이션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며 “수표 돌려 막기나 현금 거래법 위반이 의심되는 계좌들에 대해서는 감독당국에 신고하고 강제로 계좌를 폐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천지훈·허준 기자>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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