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팝 가수 닐 다이아몬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그의 대표곡 ‘스윗 캐롤나인’, ‘송성 블루’, ‘솔리테리 맨’ 등은 70년대를 대표하는 칸츄리 팝으로서, 수많은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는데 특히 남성적인 톤으로 무겁게 내려 깔고 부르는 ‘스윗 캐롤라인’에 열광했었다. 그런데 얼마 전 노래 속의 주인공이 밝혀져 세인을 놀라움을 산 바 있었다. 그저 막연한 캐롤라인이라는 이름의 여인으로만 알려져 있었던 이 노래의 주인공이 바로 다름아닌 존 F. 캐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이었다는 것이었다.
닐 다이아몬드는 원래 다른 사람들에게 노래나 지어주는 소위 ‘브릴빌딩’ 작곡가였는데, 어느날 우연히 잡지에서 캐롤라인의 사진을 본 뒤 그녀의 순박한 모습에 감동, 이 작품을 발표하게 되었고 이 작품이 바로 닐 다이아몬드를 출세시켜준 스윗 캐롤라인이라는 노래였다고 한다. 정말 사진 한 장이 인생을 바꾸어 놓은, 인연의 소중함과 그 운명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 준 노래였다.
Where it began(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I can’t begin to knowin(난 정말 알 수 없어요) … 노래의 가사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는데, 나의 경우 역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AM 라디오에서 ‘스윗 캐롤라인’이 흘러나오던 당시, 우리(가족)는 뷰익 스카이락(Buick Skylark)이라는 차를 굴리고 있었다. 요즘에야 너나 할 것없이 자동차에 ‘카 스테레오’가 달려있지만 당시만해도 ‘스테레오’는 커녕, FM 라디오가 달린 차도 드물었던 때였다. 기름먹는 하마라고나할까, 호스파워 285를 자랑하는 8기통 스카이락은 달리는 기세가 거의 후리웨이의 왕자급이었다. 그처럼 장쾌하게 후리웨이를 질주하는 차는 그 후론 다시 타보지 못하게 되지만… 그 기름진 낭만이야말로 미국에서나 겪을 수 있었던, 여유의 극치였고 또 사치스러운 추억의 하나로 남아있기도 하다.
당시에는 왜 그렇게 기름을 펑펑쓰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는지… 아마도 젊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당시 학교에서 사귀던 친구 중에는 Y와 닐 다이아몬드를 좋아했던 K라는 녀석이 있었다. Y는 뇌성마비를 앓아 몸이 좀 약했지만 영혼이 맑고 총명했으며 특히 음악을 좋아하여 그의 집에는 구하기 힘든 음반들로 가득 채워져 있곤 하였다. 더욱 잊을 수 없는 장면은 벽 한 면을 장식하고 있던 올리비아 뉴튼 존의 포스터였다. 전성기의 뉴튼 존의 모습은 금발머리에 푸른 눈을 한, 정말 매혹적인 자태였는데 지금도 뉴튼 존의 사진은 많지만 그 당시의 그 고고하고도 아름다웠던 모습은 그 어디서도 찾아 볼수 없게되었다. 아마도 친구만을 위한… 또 그의 가슴 속에서만 영원히 간직되어 있는, 그런 천상의 모습이기 때문이었을까…
인생이란 과연 무엇일까? 누군가의 말처럼 통속적인 잡지의 표지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저 수평선 너머엔 과연 우리가 찾고 있는 이상… 잡히지도, 채워지지도 않는 Y의 푸른 눈… 그리고 스윗 캐롤라인같은 환영이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 젊은이들만 할 수 있는 영혼의 낭비… 잡히지 않는 낭만… 먼 곳의 그리움… 그래서 우리는 이 안개낀 도시를 그처럼 사랑했고 방황하였는지도 모른다. 명멸하는 도심의 불빛을 헤치고 굶주린 이리처럼 이리저리 방황하기도 했고 또 어스름한 술집에서 맥주를 퍼마시기도 했다. 특히 해변의 밤바다를 좋아하였는데, 우리는 차의 볼룸을 크게 틀어놓고 닐 다이몬드 등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의 우울한 미래… 그 절규를 음악 속에 날려 보내곤 했다.
닐 다이아몬는 소위 미국판 7080세대로서, 혹자는 그의 음악을 가리켜 ‘대중음악의 클래식’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의 최대 히트곡 ‘스윗 캐롤라인’은 닐다이아몬드의 첫 번째 희트곡이 된 것은 물론 방황하는 닐 다이몬드를 방황에서 구해준 정말 스윗 캐롤라인이 된 작품이었다. 닐 다이아몬드는 2007년이 되어서야 이 노래 속의 주인공을 세상에 알렸고, 캐롤라인 캐네디의 50세 생일날을 맞이하여 인공위성으로 ‘스위 캐롤라인’을 직접 불러주며 자신에게 영감을 주었던 캐롤라인에게 감사했다고 하는데, 정말…Where it began…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었요… 그러나 이제는 믿어요, 그렇게 좋은 날이 올줄(I believe, they never could) … Dream Come True의 주인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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