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부부가 함께 식당을 경영 하시는 가정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분들이 사는 집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뒷마당이 넓고 시원한 조망을 가진, 깨끗하고 넓은 집이었다. 그런데, 그 뒷마당은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했고, 뒷마당으로 통하는 페디오도 거미줄로 장식되어 있었다. 필자가 뒷마당으로 나가려 유리문을 낑낑거리며 밀자, “뒷마당에 나가 본지 한 육 개월 되었나?” 하는 집주인의 혼잣말이 들려왔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부부가 7여 년 전 이 큰 집을 조금 무리하면서 까지 구입한 이유가 바로 뒷마당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였다. 그런데, 무리해서 큰 집을 사고나니, 이제는 이 집을 유지하느라 너무 바빠 뒷마당에 나갈 겨를조차 없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사람을 위한 집이 아니라 집을 위한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오히려 이 분들이 조금 작은 집을 샀더라면 인생이 더 풍요로웠으리라.
위의 이야기와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유명한 프랑스 소설이 있다. 바로 모파상이 쓴 ‘목걸이’ 라는 작품이다. 소설 속 마틸드라는 여인은 귀족들의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친구에게서 귀한 진주 목걸이를 빌려오게 된다. 그런데, 그만 그 목걸이를 잃어버려 비슷한 목걸이를 구해 친구에게 돌려주기 위해 많은 돈의 빚을 진다. 그 후로 마틸드와 남편은 이 빚을 갚기 위해 10년 동안 힘들게 생활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산책길에서 목걸이를 빌려준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친구는 그 동안 고생으로 지쳐 초췌해져 있는 마틸드를 보고, 무슨 일인지 물었고, 마틸드는 그동안 돈을 갚기 위해 고생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러자 친구는 놀라며 말했다, “마틸드, 왜 그 때 말하지 않았니? 10년 전 너에게 빌려준 목걸이는 가짜 진주 목걸이였단다.” 친구의 말을 들은 마틸드는 그 순간 통곡하고 말았다.
처음에 소개한 집사님의 뒷마당 이야기와 모파상의 목걸이가 우리에게 던져 주는 공통적인 메시지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사람이 허무한 것들을 위해서 인생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필요한 것 이상의 것을 추구하려는 욕심으로 인해 오히려 우리 스스로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과도한 소유의 욕심이 가져오는 2가지의 해악이 있다. 우선은, 현재의 삶을 누리지 못하게 한다. 최근 어떤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대사 중 하나가 인생의 중요한 3가지 ‘금’은 바로 ‘황금’,’소금’ 그리고 ‘지금’ 이라는 대사였다.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시간은 황금만큼 소중한 것이다. 그런데, 언제나 미래에 대한 소유욕으로 살면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획득하게 될 미래의 그 순간만을 위한 삶이 된다. 놓치는 것은 바로 ‘현재’이다. 다른 한가지 해악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바로 감사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더 좋은 것을 소유하기 위한 집착으로,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충분히 감사하고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엇엔가 쫓기듯 바쁘게 살고 있는 당신은, 당신을 쫓아 오며 현재의 시간을 누리지 못하게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 당신의 소유욕이 아닌지 고민해 보기 바란다. 감사보다는 늘 불평과 불만이 더 많은 당신은 혹시 과도한 욕심이 불평의 원인이 아닌지 돌아보기 바란다. 때로는, 사실 많은 경우, 우리는 조금 덜 소유함으로써 더 행복해 질 수 있다.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유혹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도 해로운 욕심에 떨어집니다. 이런 것들은 사람을 파멸과 멸망에 빠뜨립니다.” [디모데전서 6장9절/새번역]
(산호세 영락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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