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런콜리아’
(Melancholia)
★★★½
현재 상영 중인 ‘대피’(Take Shelter)
처럼 세상 종말을 다룬 심리 드라마이자 멜로물이며 공상 과학영화로 죽음과 생명의 부질없음을 생각하게 만드는 매우 심오하고 아름답고 또 가깝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도그마 95’ 감독 중 하나인 덴마크의 라스 폰 트리어의 영화로 그는 지난 5월 이 영화의 칸영화제 상영 때 “히틀러를 이해한다”는 발언을 해 칸영화제의 기피인물이 됐다.
세상 종말영화이자 한 젊은 여자의 극심한 우울증에 관한 영화로 이 두 가지 색다른 주제를 매우 교묘하게 혼합했는데 여인의 급격히 악화하는 심리상태와 급박히 다가오는 지구 종말을 상징적으로 기민하게 연결시키면서 충격적이요 감동적인 클라이맥스로 몰아간다.
영화는 제1부와 2부로 나뉘어졌는데 아찔하도록 아름답고 초현실적인 장면들을 엮은 8분 정도의 서론으로 시작된다.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전주곡과 함께 주인공인 신부복을 입은 저스틴이 죽은 새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가운데 숲속 진창길을 뛰어가는 모습 등 꿈과 같은 여러 장면들이 슬로모션으로 마치 그림처럼 몽타주 되면서 보는 사람의 호흡을 멎게 만든다. 이와 함께 궤도를 잃은 혹성 ‘멜런콜리아’가 지구 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교차 된다.
제1부는 광고회사 간부로 막 결혼한 저스틴(커스튼 던스트가 이 역으로 칸영화제 주연상 수상)이 남편 마이클(알렉산더 스카스가드)과 함께 참석한 언니 클레어(샬롯 갱스부르)와 형부 잭(키퍼 서덜랜드)이 사는 거대한 성과도 같은 저택에서 열리는 결혼식 파티로 이어진다.
여기서 이혼한 저스틴의 부모(존 허트와 샬롯 램플링)를 비롯해 가족들 간의 긴장된 관계와 불화가 들어난다. 그런데 저스틴은 심한 우울증 환자로 파티에서 과격하고 이상한 행동을 하면서 마이클은 저스틴을 떠난다. 사실 저스틴이 마이클을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2부는 우울증이 악화하는 저스틴과 그를 돌보는 클레어의 관계가 밀도 있게 묘사된다. 이와 함께 멜런콜리아가 지구 쪽으로 접근하면서 세상 종말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온다. 어린 아들을 둔 클레어는 겁에 질려 이를 피해 보려고 발버둥 치나 저스틴은 마치 도사처럼 세상 종말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촬영이 뛰어나고 던스트가 심오하면서도 투명한 연기를 한다. 성인용. Magnolia. 24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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