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빚더미를 어깨에 짊어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현실이 암울하기만 합니다."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한인 젊은이들이 최근 한 목소리로 내뱉는 한숨 섞인 한탄이다. 하버드대학 경제학부와 MIT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인재인 한인 김모씨가 연간 5만여 달러의 학비와 생활비 등을 합쳐 한해 대출받은 학비융자는 8만 달러. 그마나 학부과정은 학교의 학비지원정책 덕분에 큰 빚을 지지 않았지만 대학원 2년간 빌린 16만 달러의 대출금을 떠안고 졸업할 때만 해도 현실이 이리 암담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졸업 후 5년간 직장생활하며 갚았지만 아직도 10만 달러가 남았다는 부담감 때문에 김씨는 아예 결혼은 꿈꿀 수도 없다며 괴로워했다.
2년 전 동부의 명문대학을 졸업한 한인 최모씨도 취업은 성공했지만 기대보다 낮은 임금 때문에 임대료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조차 벅차 현재는 학자금 대출 상환이 연체된 상황. 파산을 신청하고 싶어도 연방파산법 때문에 빚 독촉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최씨는 "당장 이직도 어렵고 아무리 절약해도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다"며 "죽기 전에 부채를 다 갚을 수 있을지 두렵다"고 한탄했다.
대학 재학 도중 결혼과 출산으로 학업을 중단한 한인 박모씨도 학자금 대출로 3만9,000달러의 빚을 안고 있지만 불어나는 이자와 늘어나는 양육비 부담으로 복학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행여 아이에게 응급상황이라도 생겨 의료비 부담까지 추가될까 조마 조마하는 처지에 있다. 실제로 명문대학을 졸업하고도 무거운 학자금 대출상환을 감당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한인 젊은이들은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 이는 장기불황으로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직장을 갖기 어려워져 기대만큼 소득을 벌지 못하는데다 정부의 대출한도로는 학비 충당이 어려워져 일부는 민간 금융기관을 통한 고리의 학비융자 대출까지 손을 뻗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부채가 늘어난 것도 한 몫 한다.
한인은 물론 미국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때문에 월가 점령 시위대에 학자금 때문에 빚을 진 대학생과 대졸자들이 ‘대학 등록금 면제’와 ‘학자금 부채 탕감’을 외치며 동참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뉴욕의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는 지난해 미국 학자금 대출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처음으로 1,0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올해까지 누적된 학자금 대출 규모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5년 전에 비해 2배나 상승한 수치다.
10년 전보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도 2배 늘었고 지난해 대학생 일인당 평균 학자금 대출액도 2만7,000여 달러를 기록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10년 전보다 63% 상승한 수준이다. 학자금 대출 연체율도 2007년 6.7%에서 2009년 8.8%로 상승했고 대출금을 갚지 못해 파산 신청하는 대학생도 전체의 8.8%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노동통계청이 발표한 청년실업률은 15.8%였다.
플러싱 소재 엠파이어 대학 재정진학 상담의 문용식 원장은 "이전보다 학자금 대출상환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직접 해결해 줄 방법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1년에 3번의 기회가 있는 페이먼트를 연장하는 방법이라도 적극 활용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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