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 아브르’ (Le Havre) ★★★1/2
프랑스 구두닦이 마르셀(왼쪽)과 가봉의 불체자 소년 이드리스는 뜻밖의 우정을 맺는다.
뚱한 익살과 시치미 뚝 떼고 사람 웃기는 휴머니스트인 핀란드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따스하고 달콤 쌉싸름한 사회정치적 동화로 매우 즐겁고 나이스한 작품이다. 단순하고 거의 억양 없는 대사와 간단한 세트 그리고 별 표정 없는 배우들의 연기 등이 마치 인형극을 보는 느낌마저 갖게 한다. 복고풍의 영화로 극중 인물들의 이름을 보면 알듯이 특히 옛날 프랑스 영화를 모방했다.
소시민 나아가서 인간의 선량한 마음을 약간 짓궂고 냉소적으로 찬양한 영화로 온정과 선의가 가득해 보고 있으면 절로 행복감에 젖게 된다. 그게 뭐 그렇게 우습냐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장면과 대사를 통해 슬쩍 슬쩍 나타나는 위트와 유머가 재미있고 우습고 기분 좋다. 이런 일들을 역시 그냥 지나가면서 하듯이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도 아주 보기 좋고 정겹다. 핀란드 프랑스 합작으로 프랑스어 대사.
노르만디의 항구도시 르 아브르의 기차역에서 젊은 베트남 이민자 챙과 함께 구두닦이를 하는 중년의 마르셀(앙드레 윌름스)은 남편에게 헌신 봉사하는 아내 아를레티(카티 우티넨)와 애견과 함께 가난하나 행복하게 살고 있다. 아를레티는 남편 알기를 하늘과 같이 알아 불치병에 걸리고도 이를 알면 남편이 괴로워할까 봐 숨긴다. 아니면 기적을 믿어서일까.
마르셀은 우연히 가봉서 할아버지와 함께 철제 컨테이너에 숨어 영국에 있는 어머니를 찾아 밀항하다 컴퓨터 잘못으로 르 아브르에 내려진 컨테이너에서 탈출한 소년 이드리스(블론딘 미구엘)를 만나면서 인생의 일대 모험을 겪게 되고 또 이 같은 경험을 통해 자기 구제를 하게 된다.
마르셀은 이드리스를 자기 집에 숨겨놓고 돌보면서 아이를 영국에 밀항시킬 방안을 모색한다. 마르셀뿐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모두 이드리스를 잡으려고 혈안이 된 형사 모네(장-피에르 다루생)를 속이면서 아이를 보호한다. 이 과정에서 마르셀과 이드리스 간에 아름다운 우정이 영근다.
아를레티 병간호 하느라 이드리스 돌보느라 바쁜 마르셀은 이드리스의 밀항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네의 은퇴한 중년의 락가수 리틀 밥에게 요청해 자선 콘서트를 연다. 결과는 만원사례. 그리고 착한 사람에겐 정말로 기적이 일어난다. 가슴이 훈훈해지는 영화로 르 아브르에서 찍은 촬영이 곱다.
로열, 플레이하우스7, 타운센터5, 클레어몬트. (310)478-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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