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에서든 노동절은 여타 기념일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다른 모든 기념일은 한 인간이 다른 인간보다 더 많이 발휘한 용맹, 탐욕 및 권력을 둘러싼 투쟁과 불화, 한 국가가 다른 국가보다 더 많이 성취한 영광을 둘러싼 갈등과 싸움에 어느 정도는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노동절은 생사를 불문하고 특정 인간, 종파, 인종, 국가를 기리는 날이 아니다.” 미국노동총연맹(American Federation of Labor)의 창립자이자 오랫동안 이 단체의 회장을 역임한 새뮤얼 곰퍼스(Samuel Gompers)가 한 말이다.
이번 주말로 다가온 노동절은 노동운동의 산물이고 미국 근로자들의 사회적, 경제적 업적을 기리는 날이다. 해마다 노동절이 되면 미국의 힘과 번영 그리고 안녕에 공헌한 근로자들에게 국가적 차원의 경의를 표한다.
노동법 단속과 종업원 소송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의류업체들에 노동절은 그냥 매년 찾아오는 공휴일이라기보다는 업주의 입장에서 고용한 종업원들과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요즘은 장기간 불황이 계속되면서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는 종업원들이 여러 가지 형태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업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업주들이 많다.
얼마 전 사우스게이트에 있는 세계적인 프리미엄 진을 생산하는 구스 매뉴팩처링 본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회사를 찾아간 시각은 한여름 뜨거운 날씨가 계속된 오후 1시였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기대하고 들어선 실내는 찜질방을 방불케 했다. 이유를 묻자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건물에 운동장을 증축하면서 동시에 센트럴 에어컨 시스템도 바꾸기 때문에 공장 일부의 온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의류제조업체에서 직원들을 위해 운동장을 만드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회사의 구우율 대표는 “최고의 투자는 직원 복지이며 이는 제품 퀄리티와 직결된다”고 말한다.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을 고용하다 보니 노동법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구 대표의 대처 요령은 문제가 발생하면 절대 직원을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단계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다. 직속 매니저, 간부 직원, 총무국 관계자 등과 차례로 면접을 하게 하면서 서로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시킨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숨 쉬고 현장에서 모든 것을 직접 책임지기 위해 개인 사무실을 사용하지 않고 작업실에 책상을 마련하고 직원들과 마주보고 일을 한다. 사장이라기보다도 자신도 직원의 한 사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취재를 하다 보면 많은 업주들로부터 “직원들과 유대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직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해야 한다”라는 말을 항상 듣는다. 노동절을 맞아 과연 이를 실천하는 업주들이 얼마나 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백두현
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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