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하안거 결제날부터 기도가 시작되었던 새크라멘토 영화사(주지 동진스님), 7월에 기도를 시작했던 오클랜드 보리사(주지 형전스님), 7월말 3.7일 기도를 시작했던 카멜 삼보사(주지 대만스님) 등 북가주 사찰들은 오는 8월14일 일요일 오전 11시(삼보사 10시30분) 백중기도 회향법회를 봉행한다.
◇우란분절(백중): 우란분절(백중)은 돌아가신 조상들의 명복을 빌고 일체 중생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날로 우리 전래의 세시풍속인 백중과 효도하는 날인 우란분재일 만나 조화를 이룬 민속축제이자 불교 5대 명절의 하나이다.
이날은 절에서 하안거를 해제하는 날로서, 자자(自恣)라고 하여 석 달 수행 기간 동안 지은 자신의 허물을 드러내 참회하는 날이다. 이 날엔 많은 스님이 한 곳에 모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불가에선 백가지 음식을 장만해 스님들께 공양한다. 이날엔 또 일년에 한 번 지옥문이 열리는 날이기에 선대 조상들의 천도의식을 베풀기도 한다.
흔히 백중으로 불리는 우란분절은 크게 세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안거를 마친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고 재를 베풀고 난 후 방생과 선행을 행한다. 둘째, 백가지 음식을 올려 부처님께 공양한 뒤 우란분재를 베풀어 조상을 천도한다. 때문에 불가에서는 이 날을 효도의 날로 삼는다. 셋째는 힘든 노동에서 해방되는 날이다. 농경사회였던 한국에서는 집집마다 농사를 짓는 머슴들이 이날 하루만은 마음놓고 쉴 수 있도록 했다. 절에서도 이날만큼은 일손을 놓고 휴식을 즐겼다고 한다.
◇우란분절 관련 경전소개
▷불설우란분경: 불교적 효도를 강조한 불교 경전. 원전은 전하지 않고 중국 서진시대에 월지국 출신 축법호가 번역한 불설우란분경(佛說盂蘭盆經)이 원래 명칭이다. 내용은 대강 이렇다.
어느날 목건련이 신통력을 가지고 천상천하를 살펴보니, 어머니 청련(靑蓮)부인이 생전의 죄에 대한 업보로 아귀지옥에서 굶주림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이를 본 목건련이 가슴이 아파 음식을 마련하여 가져가 드렸으나, 음식은 어머니의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뜨거운 불길로 변해버렸다. 이 광경을 본 목건련은 대성통곡하며 부처님께 달려가 어머니를 구해달라고 청하였다. 부처님은 이렇게 설했다.
“네 어머니가 지은 죄는 너무 무거워 너 혼자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러나 시방(十方)에 계시는 대덕(大德)들의 힘을 빌면 가능할 것이다. 그러니 이들이 안거(安居)를 끝내고 참회의식을 갖는 자자일(自咨日), 즉 7월 15일에 좋은 음식과 5가지 과일, 향촉과 의복으로 공양하라. 그러면 이 스님들의 힘으로 살아있는 부모는 물론 7대의 선망(先亡) 부모와 친척들이 모두 고통에서 벗어나 천상에서 장수를 누릴 것이다.”
불가에서 매년 안거가 끝나는 7월15일에 우란분재를 드리게 된 배경설화다. 이 경전은 불교적 효도를 강조한 것으로, 고대인도 농경사회에서 시작된 조상숭배의 전통을 불교에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불설목련경: 송나라 때 법천 삼장이 한역했다고 전해지는 경이다. 그러나 우란분경을 원본으로 대목건련의 효행에 다른 불제자의 효행을 더해서 만든 위경(爲經)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불설목련경은 나복 목련의 지극한 효성을 실은 경전으로, 효를 강조하는 조선시대 불교의 특징인 지극한 효성을 반영시킨다는 점에서 널리 읽히고 수용되었다. 그리고 끝부분에 우란분재를 올리도록 한 내용은 우란분경의 내용과 같다.
▷부모은중경: 부모의 크고 깊은 은혜를 보답하도록 가르친 경전이다. 원래 이름은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이다. 부모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깊은가를 어머니 품에 품고 지켜준 은혜, 해산 때 고통을 이기는 은혜,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쓴것을 삼키고 단것을 뱉아 먹이는 은혜,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 젖을 먹여 기르는 은혜,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먼 길을 떠났을 때 걱정해주는 은혜, 자식을 위하여 나쁜 일까지 감당하는 은혜,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의 10가지 대은혜(大恩惠)로 나누어 설명했다.
이러한 서술은 생리학적 측면에서 보아 매우 과학적으로 서술하고 있으며, 특히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의 은혜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그 밖에 효경이 효를 강조한 데 비하여, 이 경전은 은혜를 강조하고 있다. <정태수 기자>
우란분절을 맞이하여 공양을 올리는 불자들. <사진: 부다피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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