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을 가면서 먹어야할 양식들 어디에든지 음식을 마련해 먹을 수 있는 작은 솥, 냄비, 주전자와 밥 덜어먹을 그릇들 숟가락 그리고 피난 가다가 노천에서 자야하기에 필요로 하는 옷가지들 침구류 등을 달구지에 싫었다. 집을 비우고 피난을 가야하기에 가축들을 헐값에라도 팔수 있으면 팔아야했다.
팔고도 남은 가축들은 피난을 떠나지 전 가축들을 잡아 먹어야했다. 그 당시만 해도 식사 때 고기를 자주 먹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우리나라가 너무나 가난하게 살았다. 고기는 물론이고 하루 세끼를 제대로 먹는 집들이 마을에서도 몇 집 꼽을 정도로 흔하지는 않았다. 3끼를 먹는다 해도 쌀밥이 아니고 보리밥이었고 보리밥마저도 배부르게 먹을 수가 없는 지극히 가난한 시대였다. 그때를 현재와 비교하면 온 국민들이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풍요로운 현재의 삶이 그 당시 사는 사람들의 당대에 오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가난했다. 그런데 매일 진수성찬이 되는 쌀밥에 고기반찬을 먹어야 하니 세상에 그만한 복이 또 어디에 있을까? 가축을 팔고 곡물을 팔아 가사를 운영하고 형제들의 학자금을 마련하니까 가축들이 있어도 잡아먹을 수가 도저히 없는데 Ironic 하게 인민군들이 우리 마을을 점령 약탈하기 전 가축들을 처리해야 하기에 학자금 마련에 큰 도움이 되었든 가축을 잡아 식단을 꾸미는 밥상은 매일 진수성찬이다.
1950년 7월 중순 어느 날 피난길에 오르는데 일단은 약 40 리(16km)가 떨어진 남서쪽 산속 깊숙이 자리 잡은 아버지 묘지를 비롯한 선친들의 묘역을 관리하는 산지기 집으로 일단 가는 것이 피난길에 나선 우리가족들의 첫 번째 목적지였다. 피난 짐이 가득실린 달구지에 5살 먹은 막내 동생을 태우고 머슴은 달구지를 끄는 황소를 몰고 어머님을 비롯한 형제들은 달구지 뒤를 따라 집을 비우고 피난길에 나썼다. 이른 아침 7시경이나 되었는데 벌써 마을 골목길은 집을 비우고 피난길에 나선 인파로 대 혼잡을 이루고 있다. 연고지를 찾아 또는 목적 없이 무작정 남쪽방향으로 내려가는 피난민들 등 모두가 다 남쪽을 향해 내려가지만 가는 길은 제각기 다르다. 우리 집 가족들 7명 사촌형님네 가족들 9명은 함께 선산을 관리하는 산지기기 집에 오후 4시경 도착했다.
사촌형님은 촌수는 형제벌인데 별세하신 아버지와는 연령차이가 불과 2-3살 정도 되는 아버님의 맏형님의 맏아들이기에 아버지와는 숙질간 이였다. 그러나 아버지님과는 아주 가까운 친구나 다름없는 사이였고 한양에서 함께 공부도하셨다. 아버지가 사망하셨을 때 나의 막내 외삼촌과 함께 아버님의 시신을 염하시기도 한 나의 4촌 형님이다. 키가 작은 체구에 몸은 뚱뚱하고 건강하신 4촌 형님이 어려운 중병으로 그의 1년이 넘게 병석에서 누워 간병을 받고 있는 거동이 부편한 중환자가 되어 역시 달구지에 누워 9남매나 되는 가족들과 함께 산지기 집에 도착했다. 아버님의 7형제들 중 한분만 생존하고 계시는 6번째 해당되시는 3촌의 가족들을 포함 모두 26명이나 되는 친척가족들이 깊은 산속 집이라고는 선산을 관리하는 산지기 집 외는 인가가 없는 산골 외딴집에 함께 모였다.
중환자로 거동이 완전히 불편한 4촌 형님은 산지기집 큰 체 큰방에 모셔두고 가족들이 환자를 간호하고 우리 가족은 큰 체 바로 옆방을 사용하고 그리고 유일하게 생존하고 계시는 3촌부부와 자녀들은 큰 체 옆에 붙은 작은 독 체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각각 저녁을 준비해서 먹고 작은 각방에 친척들 각각의 가족들이 모두가 함께 도저히 잘 수가 없기에 마당이나 헛간이나 마당에 볏짚으로 만든 멍석을 깔고 잠을 잤다. 힘들었든 피난 첫날이 이렇게 해서 지나갔다.
(몬트레이 한인성당 신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