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간의 그리움이라 할 수 있는 춘정은 색정(色情)과 동일한 뜻으로 모든 동물이 가지는 본능이다. 하지만 인류는 도덕과 윤리적 규범에 의한 이성과 법률로 이를 경계하고 자제하기 때문에 다른 동물과 구별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이 색욕은 식욕, 수욕과 함께 인간 삼대욕의 하나이며 학설에 의하면 능동형인 남성과 수동형인 여성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색근(色根)은 설근(舌根), 필근(筆根)과 함께 세속 삼근경계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빼어난 미인을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 하였음은 미색으로 말미암아 나라를 위태롭게 만든다는 엄중한 경고의 뜻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색정을 초월한 사람을 속인 아닌 성현군자라 일컬었으니 그만큼 이 높은 고개를 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만일 그녀의 코가 한 치만 낮았어도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할 만큼 천하일색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가 낳은 미인이다. 하지만 그녀도 영고성쇠한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결국 자살이라는 비운 속에서 생애를 마감했다.
그리고 한때 미인의 대명사로 이름 높았던 양귀비는 시가에도 뛰어난 예술가로서 당 현종의 며느리이자 후궁이 되었다. 그는 이러한 역겨운 운명 속에서 색심에 빠진 현종과 함께 친족의 지나친 전횡은 안사의 난을 불러왔고 이로 인해 목메어 죽은 비운은 당나라 멸망의 원인이 되었다.
또한 고대 중국이 낳은 서시는 강가에서 빨래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강물에 비쳤을 때 물고기마저 그 미모에 도취되어 헤엄치는 것도 잊어버리고 강바닥에 가라앉았다는 침어(沈魚)의 고사를 남긴 절세미인이었다.
하지만 오월 전쟁에서 패배한 월나라에서 패전의 공물(貢物)로 보낸 서시는 오나라 부차의 여인이 된다.
그러나 서시의 미모에 빠진 부차는 국방에 소홀한 결과 와신상담 국력을 키운 월나라에 패망한 근본 동기가 된다. 오나라 패망 후 서시는 다시 월 구천의 후궁이 되어 총애를 받았지만 구천의 정부인으로부터 비밀리에 제거 당하는 불운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어찌되었든 우리나라에도 조선시대가 낳은 절세가인 황진이가 있다. 그는 박연폭포, 서경덕과 함께 송도삼절에 뽑힌 명기로서 뛰어난 미모와 예술의 재능을 갖추었다.
10년간 면벽수도 중인 지족선사를 파계시켰음은 그의 미색을 가히 짐작할 수 있고 벽계수와의 로맨스 또한 유명하다. 그러나 대학자 서경덕 유혹에 실패함으로써 화담의 굳은 지조와 함께 사제관계로 존경과 사랑은 더욱 유명하다.
그리고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참신하고 세련된 그녀의 시조 작품은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미인단명이라 하였던가. 비록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남녀칠세부동석의 완고한 봉건사회의 한 여기(女妓)로서 타고난 본인의 재색을 만끽한 자유삼매경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역사적 여걸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여하튼 요즈음에도 유명 인사의 성 추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전 IMF 총재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의 스캔들이 국제적인 화제로 등장하고 있다. 그는 한 때 국제금융기관의 총수로서 프랑스의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이기에 한층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다.
하기야 명장 나폴레옹도 미녀 앞에선 온순한 양으로 돌변했다 하니 “남자는 세계를 지배한다” 하지만 “여자는 남자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한 순간의 불륜색정! 그 속에는 전 생애를 무너뜨리는 마귀가 있다.
가근불가근(可近不可近)의 불륜색심! 경국지색(傾國之色)아닌 경국지색(經國之色)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과 함께 진이의 유혹을 뿌리친 서화담의 굳은 지조와 고결한 인격을 귀감으로 이를 교훈삼아 이 색마의 고비를 지혜롭게 넘기면 어떨까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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