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6일 조지 메이슨대학의 해리스 티어러에서 있었던 크리스천 성악가 6.25기념 음악회를 필자는 여러 면에서 ‘성공한 음악회’라고 본다.
음악을 시작하면서 특히 학위과정에 있을 때 귀에 못이 박힐 만큼 수년 간 들어왔던 단어는 공공 음악회(public concert)이다. 그 만큼 음악인들에게 이 공공 음악회는 중요하다. 그날의 음악회를 ‘성공적’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었던 부분은 두 가지이다. 그것은 다양한 청중을 만족시킨 프로그램과 음악회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간 연주자들의 에너지이다.
이 음악회는 무엇을 지향하며 목적으로 하는지, 또 어떠한 청중이 음악회에 올지를 그들은 잘 파악했고 프로그램이‘나의 애창곡(my favorite songs)’라는 제목으로 꾸며졌으며 연주자들이 즐겨 부르는 혹은 귀에 익은 다양한 곡들이었지만 6.25 기념 음악회라는 주제를 잃지 않고 있었다.‘꽃파는 아가씨’,‘보리밭’,‘경복궁 타령’을 열 명의 출연자 전원의 남성 앙상블로 시작한 첫 무대는 서형일씨의 지휘, 강정은씨의 반주로 시작되었는데 누구나 아는 편안하면서도 고향의 내음을 느끼게 하는 곡들이었다. 청중들로 하여금 마음을 열게 했고 다음으로 이어진 독창과 이중창들은 연인을 향한 사랑을 주제로 한 제롬 컨의 뮤지컬‘따뜻한 5월 중‘당신의 모든 것’과 다르델로트의‘그대가 내게 왔기에’, 로돌포 팔보의‘그녀에게 말해요’, 에릭 레비의‘나는 믿는다네’등 세곡의 영미곡으로 꾸며졌다.
각각 바리톤 이강호, 테너 곽지웅, 바리톤 김동건, 바리톤 신현오와 구은서가 노래했는데 그들의 노래는 마치 조국을 향한 사랑을 고백하듯 순수하고 아름답게 마음에 와 닿았다. 그 다음은 애국심을 담은 한국 가곡 무대들로 장원영의 반주로 소프라노 정세영과 테너 신윤수가‘그리운 금강산’과 ‘선구자’를 열창했다. 변훈이 작곡한 한국 가락풍의‘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를 바리톤 문제성이 흥겨운 가락을 타며 청중을 흥분시켰다. 프로그램과 동떨어질 수도 있었던 찬양곡을 다음 무대인 남성 앙상블‘축제 미사곡’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필자가 특별히 감동을 받았던 부분은 중간 휴식 후 처음 연주된 홍성지 작곡의‘해 돋는 섬 독도’를 테너 남성원과 정세영의 이중창으로 선보였는데 현 한국의 상황과 우리 한국인들의 애절한 우려와 바람을 음악회에 참석한 미국인뿐 아니라 여러 민족들에게 선포하는 아름답고 경건한 시간이었다.
바리톤 신현오의 무대는 오페라나 극음악에서의 밧소부포(희극적 인물- 주로 바리톤(베이스)이 역을 맡음에서 유래)와 같이 2시간 반이나 되는 긴 프로그램에 청중들은 다소 지루할 수 있었음에도 흥미를 잃지 않게 해준 감초와 같은 무대였다. 코믹한 연기와 음악적 표현으로 고상욱 피아니스트와 함께 제리박크가 작곡한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중 ‘내가 만일 부자라면’으로 청중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다.
이 무대로 인해 점보 에너지를 충전받은 관중들을 테너 최경신씨의 ‘You Raise Me Up’, 또 신앙적 고백과 같은 이재준의 ‘지금 이 순간’으로 다시 감수성 있게 마음을 돌려놓았고, 테너 남성원은 ‘넬라 판타지아’로 조국의 미래를 염원함으로 감정을 극대화시켰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향하고 있던 6.25 음악회는 바리톤 최인달 교수의 흥겨운‘신고산 타령’으로 이어졌는데 70중반의 연세에도“왠 청년의 노래인가!”하고 감탄할 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무대였다. 시간예술인 ‘음악.’ 한자리에 한 번의 공연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 평가받는 긴장되는 부담감속에서도 연주인들이 나름 훌륭히 연주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의 에너지뿐 아니라 연주를 하는 즉각 되돌려 받았던 청중들에게서 나오는 에너지와 청중의 마음을 읽고 공감이 가는 음악으로 에너지의 충전과 방전을 잘 고려한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들의 음악회는 성공했고 이 성공적인 음악회를 만들어낸 크리스천 성악가들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을 전하고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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