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왜 죽으며 또한 죽음 후에는 완전히 없어지는가 아니면 죽음 후에 펼쳐지는 다른 세계가 있는지 있다면 그 내용은 어떠할까 등등 부질없는 공상 때문에 거의 밤마다 잠자리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별세하신지 얼마 되지 않기에 이러한 생각이 일시적으로 생길 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이었지만 나이가 먹어도 이 같은 생각은 나의 마음으로부터 떠날 줄 모르고 나와 함께 나의 생각 안에서 자라고 있다. 아버지를 영원히 잃은 나이 어린 내가 철학적인 사고로 인생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누구나 현재 살고 있고 또 언젠가는 생을 마감하는 것이 평범하고 일반적인 진리임에 틀림없음을 점점 알게 된다. 인간경험이 거의 없는 나같이 어린나이에 인간의 삶과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는 좀 신통하게 느꼈을 런지도 모른다. 어머님을 비롯한 형제들 친지들 한사람도 예외 없이 언젠가 아버지의 죽음같이 세상을 떠나는 그날이 분명이 오겠구나. 들녘에 무르익은 각종 곡식들 산천을 뒤덮고 있는 푸른 초목들 이모든 것도 시간에 따라 결국 살아질 날이 분명히 오겠구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살아있는 존재는 없는가. 만약에 영원한 존재가 있다면 과연 누구이며 또한 어디에 있으며 어떠한 모습으로 있는가? 등등 좀 더 복잡한 생각으로 말려들면서 잠 못 이룰 때가 상당한 기간 계속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하느님을 믿는 신자 어린이도 아니고 집안 대대로 불교를 믿어왔다 하드라고 불교교리를 배워 본적도 없는 내가 종교적인 배경에서 인생문제를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경우는 더더군다나 아니었다. 단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사건 자체를 중심으로 생각하다보니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뿐이다. 아버지의 사망으로 인한 가정사에 일대 변화가 온 것은 가사를 운영하고 관리하는데 아버지에게만 오로지 의존했든 어머니가 짊어질 무거운 짐이다. 3살에서 17세사이의 어린 6남매 대한 양육, 올바른 가정교육, 학교교육 등 모든 책임을 어머니 혼자 짊어지고 가사를 운영해야한다. 해방을 맞아 정부에서 시행하는 전국적인 농지개혁을 통한 상당량의 농지가 정부로부터 낮은 보상금만 받고 거의 무상으로 몰수당하다시피 했다. 그래도 머슴 몇 사람을 고용해서 농토를 경영할 수 있을 정도의 농토는 아버지의 소유로 남아있었다.
농사 경험이 전무 한 어머니가 영농을 해하는데 영농 관리비, 가사 생활비, 자녀들 교육비등 모든 경비지출의 유일한 수입원은 1년간 경작한 농작물이다. 경험이 없는 어머니의 영농 관리가 너무 허술하고 미숙하기에 농작물의 작황이 매년마다 평년작보다 못하다. 그해 농작물 작황만 가지고는 가사운영에 지출되는 총 경비를 충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매년 적자 폭도 너무나 커지기에 이에 대한 적자를 매우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논밭을 팔고 소를 팔면서 적자폭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큰형은 본인의 뜻대로 자기가 원하는 법을 공부하기이해 당시 법과로서는 유명한 서울 모 대학교를 입학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큰형은 부자 집 맏아들로 태어났기에 부모님도 너무 큰형 위주로 키운 탓도 있지만 본인 자신도 본인이 하고 싶으면 가정의 어려운 사정은 전연 고려하지 않고 해야 하는 성격이다.
점점 어려워지는 가정생활에도 큰형이 무엇이든 원하면 빚을 얻어서라고 해주는 큰형에 대한 어머님의 편향적인 관심도 대단했다. 당시만 하드라도 막대한 학자금을 지불하면서 서울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방대한 군소제지 안에 한두 명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서울까지 보내 공부 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서울서 공부하는 큰형님 앞으로 지불되는 금액은 가정일연 예산의 2/3 나 되는 액수다. 가족들의 허리띠를 졸라가면서 학자금을 마련해야 하기에 가사는 점점 기울어 질 수밖에 없다.
(몬트레이 한인성당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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