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엄마들 사이에서의 화두는 단연 ‘타이거 맘’이다. 타이거 맘은 예일대 로스쿨 교수인 에이미 추아가 출간해 교육계를 발칵 뒤집은 책 제목이다. 연습, 규칙, 통제, 제한 등으로 요약되는 추아의 중국엄마식 교육법은 두 딸을 ‘엄친딸’로 만들어냈다.
그는 “내 인생은 없다”며 컵을 깨뜨린 둘째 딸의 반항으로 타이거 맘 교육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등을 더 칭찬하는 엄격한 중국 엄마다. 서구식 자율, 방임 교육이 창의성을 기르지만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나도 한국의 전형적인 타이거 엄마 밑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방과 후 학원을 서너군데 다니느라 집에 돌아가는 시간은 한참 어두워진 후였다. 성적표에 ‘수’ 밑의 성적이 두개 이상 나오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고 2등을 한 성적표를 가져가면 1등은 누가 했느냐고 물으셨다.
또 매일 한 시간씩 해야 하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습은 친척집에 놀러가거나 손님이 오시는 날에도 거를 수가 없어서 나는 가끔 손가락을 다쳐 연습을 안 해도 되는 상황을 상상하곤 했다.
그 엄격한 통제와 끊임없는 연습이 지긋지긋해서 나중에 내가 엄마가 되면 내 아이에게는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본인의 의사에 모든 것을 맡기며 100% 자유방임으로 키우겠노라고 다짐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이 시점에서 보니 아이를 어떤 방식으로 양육할지 결정하는 일은 결코 무 자르듯 깔끔한 정답이 나오는 일이 아닌 것 같다.
한쪽에서는 아이의 적성을 찾아주는 시기는 이를수록 좋다고 한다. 어릴수록 지식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기 때문에 언어나 음감을 기르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어릴 때 서둘러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좋은 학습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공부 잘하는 아이를 만드는 지름길이므로 부모가 시간을 정해 아이에게 공부하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통제와 관리가 아이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한쪽에서는 타이거 맘의 교육 방식은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훈육이나 통제를 통해서가 아니라 유전적으로 물려받는 기질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최근 한국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유사 자폐 증상이야 말이 필요 없는 조기교육의 병폐이며 부모의 잘못된 교육열이 낳은 부작용이라고 이야기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엄마가 되는지에 대한 책이나 강좌는 많지만 실제로 엄마의 입장이 되니 세상보다 귀한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어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다 며칠 전, 원인을 알 수 없는 몸 속 출혈로 병마와 싸우고 있는 네 살짜리 아이를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생후 8개월 무렵부터 장기 곳곳에서 시작된 출혈로 위장 전체를 절개했고, 그 뒤 십이지장, 소장으로 증상이 이어지면서 십여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얼마 전 출혈이 의심되는 소장 일부를 떼어냈지만 언제 또 출혈이 시작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아이 …눈물을 펑펑 흘리며 방송을 보다 두 손을 모았다.
“건강한 아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이상 욕심 부리지 않겠습니다. 꼴등이라도 좋으니 그저 건강하게 자라게만 해주세요. …”
지니 조
마케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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