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살며 지병으로 우울증 앓아 죽음 선택한 듯
시애틀 다운타운 노인아파트에서 혼자 살아온 70대 한인이 흉기로 몸을 찔러 자살했다.
경찰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께 시애틀 14가 메인 스트리트에 있는 위스테리아 뷰 매너 노인아파트 503호에서 한인 송용직(70)씨가 숨져 있는 것을 50대 한인 간병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 간병인은 “평소처럼 아침에 송씨 할아버지 방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지만 응답이 없어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할아버지가 소파에서 고개를 떨군 채 숨져있었고, 피가 꺼멓게 굳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웃들에 따르면 자식이 없는 송씨는 10여년 전 부인과 이혼했으며 여동생이 운영하는 요식업체에서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웨스트 시애틀에서 2년 6개월 전 이곳으로 이사해 혼자 살아왔다.
송씨는 한인이 19가구 입주해 있는 이 아파트에 살며 다른 사람들과 거의 접촉이 없었으며 허리가 좋지 않아 수 차례 척추수술을 받았고,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해왔다. 특히 사체로 발견된 이날에는 오전 11시 위장과 관련된 수술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 바로 옆방에 살고 있는 한인 최갑득(76ㆍ여)씨는 “송씨가 이웃들과 거의 접촉하지 않아 간병인이 오지 않는 주말에는 음식을 갖다 주기도 했는데 평소에도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송씨가 우울증을 앓으며 수술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며 “이처럼 잔인한 방법으로 목숨을 끊으니 너무 허망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울먹였다.
송씨의 자살 소식을 점한 이웃 한인들은 놀라움과 슬픔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아파트 2층에 사는 오재숙(80ㆍ여)씨는 “대부분의 한인 노인들이 매주 두 차례 정도 노인회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일요일엔 교회에 가는데도 송씨는 바깥 출입을 하지 않다시피 했다”며 “아무도 의지할 곳이 없는 미국생활에서 우울증과 허리 통증 등 신병을 비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애틀 경찰은 이날 낮 12시께 송씨의 사체를 수습, 병원에 안치했으며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LA와 타코마 등지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송씨 형제들과 접촉해 장례 절차를 상의할 예정이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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