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꽃은 팔랑이는데 고독한 노령자들은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심란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정부예산 삭감에서 노인 혜택과 보장을 줄인다고 발표했다. 대통령 부부는 지난해 172만 8천 달러의 소득을 세금 보고했다. 그의 연봉 등 고정 수입은 39만 5천 달러로 신고 됐을 뿐이다.
어린이날, 부부의 날, 어버이날 등이 줄지어 들어있는 5월이면 동포사회는 다채로운 행사 준비와 코앞으로 다가 온 여름 계획 짜기에 분망하다.
이런 가운데 나이 든 시니어들은 온갖 천대 속에 ‘뒷방 늙은이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노인학대의 실상을 알려야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죽어도 남에게 말 못하는 사정을 누가 알랴. 며느리와 손자들에게 매 맞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수치심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다. ‘재산이 없어야 정부보조를 받을 수 있다’는 아들, 딸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속아 아들, 딸에게 돈과 재산을 모두 빼앗긴 노인들은 노숙자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노인천대는 용도폐기를 뜻하는 ‘고려장(高麗葬)’이란 말이 생겼을 정도다. 예방과 처벌을 위한 법률규정도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신체적, 경제적, 정신적 타격을 감안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폭언과 구박의 경우가 급증하고, 원수도 아닌 자녀들의 부당한 재산 처분과 강요당한 유서 등으로 노인들이 절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흉측한 노인사고가 드러나지 않은 채 증가하는 지능범죄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국 보건복지 연구원 보고는 복지법에 금지된 학대를 경험한 노인(5.1%) 가운데 65.7%가 이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고 했으며 2.5%만이 전문기관이나 경찰을 통해 사회적 도움을 요청한다고 했다. 피눈물 나는 학대를 가정사나 자책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국회자료(2009)에 따르면 보호전문기관에서 처리한 노인 학대 상담건수는 4만 6,855건으로 2007년보다 70%가 증가했다. 이 추세는 계속되고, 노인자살과 연관성이 많다. 한국의 7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기구(OECD) 평균보다 8배가량 높은 최고치에 달한다.
장수(長壽)가 죄일까. 노인은 왜 목숨을 끊어야만 할까. 젊을 때는 없던 주름살이 삶을 열심히 살아온 자랑스런 흔적이 아니라 수치스러워 해야만 하는 현실이 불공평하다. 주름은 생활의 지문으로 성공의 월계관이 깊이 새겨졌을 뿐이다. 자녀를 키우고 가정을 지키며 나라의 경제를 이끌어 온 성실한 노력이 죄였을까. 지워진 일기장은 DNA로 손금 마냥 선명하고, 살면서 적은 일기장이 성패의 흔적으로 자랑스럽기만 하다. 누구를 경멸하고 무시한다는 말인가.
꿈같은 50년 후의 현실은 평균수명이 40% 증가, 백수(白壽)를 누리는 노인이 는다. 과학자들은 생명연장이 시간문제라고 주장한다. 미국 정치도 ‘노년층의 정치력(Silver Power)’에 달렸다는 새 변화가 전망되고 있다.
동양의 경로(敬老) 예법과 정신이 몰락하고 있다. 노인은 그저 봉일 뿐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방사능보다 두려운 고령화 현실이 세계 제일의 장수국가의 쇠퇴를 노출하고 있다. 인구의 25%가 65세 이상인 초고령 일본사회다. 일본 정부의 ‘지진, 쓰나미, 원전사고’에 대한 방만한 태도와 기만적인 임기응변 뒤에는 고령자에 대한 ‘용도폐기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비난의 대상이 됐다.
늙기도 섧거늘 충실한 정신력과 왕성한 기력으로 존경받는 자화상이 부럽다. 자립적인 생활과 소신대로 자유인의 긍지를 살리는 노년의 제2의 청춘이 요원하다. 죽음의 미학을 논하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향유하자. 자동차 시동이 걸렸다. 달리고 말고는 운전자의 결단에 달렸다. 자유 행복 만세는 전설적인 고령자의 특권이다. 삶의 보람은 자존심에 달렸다. 비범한 노년의 자화상을 남기자.
(newchallenge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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