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료법 없는 사망원인 6위 질병
▶ 미 전국 540만 환자 가족 등 무급 간병인 1,500만 고통
알츠하이머 환자를 돌보는 무급 간병인들의 수가 전년에 비해 37% 증가한 1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성 치매에 걸린 환자들의 수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돌보는 ‘무급 간병인’의 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물론 병수발을 하면서 따로 돈을 받지 않는 간병인들은 거의 대부분 환자의 가족들이다. 알츠하이머협회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치매 환자들을 돌보는 미국 내 무급 간병인 수는 1500만명 정도로 지난해에 비해 37%가 늘어났다.환자 머릿속의 기억을 씻어내는 알츠하이머는 간병하기 가장 힘든 질병중의 하나로 꼽힌다. ‘몸 고생’도 심하지만 ‘마음고생’이 더 하다.
지역구민 서비스국의 선임 국장인 베스 칼마이어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이들 가운데 3분의 1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현재 미국내 알츠하이머 환자는 540만명으로 69초마다 새로운 치매 환자가 나오고 있다.
노화와 연결된 알츠하이머는 현재 미국인들의 사망 원인 가운데 6위를 달리고 있다. 게다가 10대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질환 중 예방책이나 치료법이 전혀 없는 유일한 병이기도 하다.칼마이어는 “알츠하이머의 경우 달리 치료법이 없으나 초기증상을 신속히 파악해 조기 진단을 받게 되면 미리 대책을 세울 수 있어 환자와 가족들 모두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알츠하이머는 어떤 경우에건 다루기 쉬운 질환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인지능력이 침해를 당하기 전 환자 스스로 장기 재정계획이나 치료에 관한 결정을 해두면 후일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알츠하이머 환자의 병수발은 사실 ‘고문’에 가깝다. “치매라는 몹쓸 병의 실제 피해자는 환자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말이 공연히 나온 게 아니다. 직접 겪어보지 않고선 환자 가족들의 참담한 고통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올해 스물두살인 미시시피주 코린스의 케리 로튼은 지난 5년간 그녀의 조모인 이비를 집에서 혼자 돌보며 치매환자의 병수발이 얼마나 모진 것인지 알게 됐다. 머릿속에 갈무리해 두었던 기억들이 몽땅 사라진 이비는 손녀를 끔찍이 아껴주던 평소의 사려 깊은 할머니에서 단 한시도 눈을 떼서는 안 될 변덕꾸러기 ‘늙은 아이’로 변했다.
할머니가 생활인으로서의 모든 기능을 상실한 탓에 취사, 청소, 쇼핑, 각종 청구서 처리 등 크고 작은 일상사는 고스란히 로튼의 몫으로 떨어졌다. 매일 할머니를 씻기고, 약을 챙기고 병원을 오가는 것도 당시 고교생이던 어린 손녀가 혼자 감당해야 했다. 잠깐 한눈을 팔면 어디론가 사라지는 할머니 때문에 몇 차례 소동을 벌인 후에는 방과후의 모든 개인활동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던 치어리더 자리도 내놓았고, 대학진학마저 포기했다. 그렇게 5년을 지낸 뒤 할머니는 양호원으로 들어갔다.요즘도 할머니를 문병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양호원을 찾는 로튼은 “지난 5년간 담당의사를 비롯해 그 누구도 간병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거나, 그런 도움을 제공해주는 단체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최근 거주지역내 알츠하아머 환자 간병인들을 위한 지원그룹(support group)을 직접 조직했다.
알츠하이머협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로튼과 같은 환자 가족들이 제공하는 무급 간호시간의 총합은 170억 시간으로 돈으로 그 가치를 환산하면 무려 2026억달러에 달한다. 칼마이어는 알츠하이머와 치매 간병인들을 모아 한 주를 꾸민다면 미국에서 5번째로 많은 인구를 거느린 대형 주가 된다고 말했다.일리노이주 윈필드소재 센트럴 두페이지 하스피탈의 뉴로사이언시스 인스티튜트 기억평가프로그램 디렉터인 조란 그루직은 “이 분야는 시간과 훈련에 제한을 받고 있다”며 “병원을 찾아온 치매환자들을 위해 처방전을 써주는 것은 간단한 일이지만, 전혀 달라질 게 없는 환자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간병인들의 막막한 심정을 풀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에 대한 의학적 치료법이 달리 없다면 간병인들을 대상으로 치매 환자들을 돌보는데 필요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고, 이들을 위한 사회 지원망을 구축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칼마이어도 간병인들에게 집적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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