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 북서부의 롬(Rome)시에 있는 베리(Berry) 칼리지에서 10일 저녁 한국의 설을 기념해 다채로운 한국문화를 알리는 행사가 열렸다.
`한국의 음력설’을 주제로 한 이 행사는 이 대학 재단이사로 활동 중인 한인 박선근씨(민간단체인 `좋은이웃되기 운동본부’ 사무총장)가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전통 및 풍습을 알리기 위해 주최한 것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다.
행사에는 스티븐 브릭스 총장과 게리 워터스 부총장 등 교직원과 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고, 한국 측에서도 전해진 애틀랜타 주재 한국 총영사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불고기와 잡채, 김치, 떡, 만두 등 한국 음식을 시식하는 기회를 가졌다. 뒤이어 교환학생으로 와있는 서울여대 정지인 양이 한복을 입고 나와 브릭스 총장 등에게 세배를 했고, 한복을 입고 참석한 전해진 총영사도 학생들에게 한국의 세시풍속과 세배방법 등을 설명했다.
이어 박귀봉 한국무용가협회 애틀랜타지부장 등 한인 무용단의 장구춤과 부채춤 공연 등 고전무용 공연이 펼쳐져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에는 특히 작년 여름방학 기간에 한국에서 4주간 머물며 한국사회와 문화를 체험했던 학생 3명이 나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로렌 홀스타인 양은 "4주간의 한국방문은 매우 유익한 경험이었다"면서 "무더운 서울에서 맛본 팥빙수가 그립다"고 소감을 밝혔다. 티파니 쉬나이더 양은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이 길 안내를 잘해 줄 정도로 친절했다"면서 "전혀 생소한 한국의 문화와 풍습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베리 칼리지의 한국방문 프로그램은 매년 3-5명의 학생을 선발, 항공비 등을 지원해 서울여대에서 실시되는 4주간의 ‘바롬 국제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것이며, 서울여대 측도 매년 2명의 학생을 선발해 이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1년간 `유학’을 시키고 있다.
전해진 총영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한미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 비준 필요성을 강조한 뒤 "베리 칼리지의 한국방문 프로그램은 한국과 남동부지역 미국 대학생들 간 우정을 쌓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1902년 마사 베리(Martha Berry) 여사가 설립한 이 대학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자동차 왕` 헨리 포드 그리고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등 유명 인사들의 기부가 이어진 곳. 학생들에게 학문적 지식(Head) 뿐 아니라 기독교 가치에 기초한 심성(Heart), 현장에서 땀 흘리는 노동(Hands) 등 ‘3H’ 교육을 강조하는 인문대학으로 유명하다.
특히 105.2㎢에 달하는 캠퍼스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학생 수는 2천여명인 가운데 학생 대 교수의 비율이 12.4 대 1로 소수정예 교육을 실시하는 대학으로 유명하다.
입학담당인 게리 워터스 부총장도 "학생들에게 근로의욕 고취와 장학금 혜택 제공을 위해 우유, 목축 등 12개 교내 기업 그리고 300여 개의 다양한 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전교생이 한두 가지 프로그램에 필수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은 특히 근면하고 성실한 한국 학생들이 3H를 강조하는 학교의 교육방침에 부합한다고 보고 한국어 홈페이지까지 설치하며 한국 학생들의 유치 및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티븐 브릭스 총장은 "우리 대학은 양적인 팽창보다는 소수정예의 학생들이 일하면서 공부를 하는 대학으로, 특히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특유의 근면한 정신으로 전쟁의 폐허 위에서 오늘의 발전을 이룩한 한국의 많은 학생이 우리 대학으로 유학을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롬<美조지아주>=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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