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신 부모님의 잔여수명을 알고 싶다면 우선 보행속도부터 주의 깊게 살펴보라.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인네들의 걸음걸이 속도에는 이들의 기대수명과 웰빙 상태를 보여주는 단서가 담겨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 3만4,000명이 참여한 9건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보행속도는 장수여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연령층에 속한 노인의 예상 잔여수명은 남녀를 불문하고 걷는 속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것인데, 물론 발걸음이 잽싼 쪽이 기대수명도 높다. 특히 75세를 넘긴 경우 걸음걸이와 남은 수명과의 관계는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65세이상 평상시 걷는 속도 비교
빨리 걷는 노인들이 더 오래 살아
연구진은 걸음걸이 속도에 근거한 예상수명 예측이 나이와 성, 만성적 질환, 흡연내력, 혈압, 신체질량지수, 입원병력 등에 바탕한 예측만큼이나 정확하다는 사실도 아울러 발견했다.
최근 미의학협회 저널에 관련 논문을 기고한 피츠버그대학 노인병전문의 스테파니 스투덴스키는 걸음걸이는 웰빙 측정을 위한 신뢰할만한 도구라고 강조한다.
걷는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우선 몸무게를 지탱하는 힘과 타이밍이 요구된다. 발걸음을 떼어놓으려면 뇌와 척추, 근육과 관절, 심장과 폐를 한꺼번에 동원해야 한다. 사고를 당한 후 재활훈련을 하는 환자들을 보면 극히 단순한 걷기 동작이 실제로는 심신의 완벽한 조율을 필요로 하는 ‘고난도’ 작업임을 일깨워준다.
나이가 들면 심신의 기능이 둔화되고, 자연히 걸음걸이 속도도 떨어진다. 80세에 이르면 보행속도는 젊은 성인에 비해 10%에서 20%가량 느려지는 게 보통이다.
스투덴스키는 미터와 초 단위로 측정한 거리를 이용해 걸음걸이 속도를 산출했다.
실험에 참여한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는 서있는 상태에서 출발해 평상속도로 걸어야 한다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런 방식을 통해 나온 평균 속도는 초당 3피트(시간당 2마일). 1초에 90센티 정도가 65세 이상 노인들의 평균 걸음걸이 속도인 셈이다. 연구가 연속적으로 진행된 14년간 실험에 참여한 3만4,000명의 노인들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1만7,528명이 타계했는데, 걸음걸이 속도가 초당 2피트(시간당 1.36마일) 이하인 사람들의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초당 3.3피트(시간당 2.25마일) 이상의 보행속도를 보인 사람들은 나이나 성에 기초한 예상수명을 넘기며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초에 1미터 이상을 걷는 노인이 일반적으로 장수한다는 결론이다.
스투덴스키는 실험과는 별도로 피츠버그대학 명예 물리학 교수인 에드워드 걸저이(92)의 걸음걸이 속도를 재어보았다.
놀랍게도 9순을 넘긴 노 교수의 보행속도는 초당 4.26피트. 한시간에 3.6마일을 걷는 날렵한 발놀림이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스투덴스키는 걸저이 명예교수가 앞으로 10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을 40%로 추산했다. 그의 잔여수명 중간값은 대략 7년으로 나왔다.
걸저이 명예교수는 자신의 장수를 행운으로 돌렸다. 그는 “평생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려 노력은 했지만 80세 전까지는 피트니스센터에 가 본 적이 없고,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지금 그의 주된 ‘운동’은 매일 대학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이다. 사무실이 3층에 있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이용하는 프린터가 2층에 놓여 있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도 자연스레 걷기운동을 하는 셈이다. 스투덴스키의 연구결과에 잔뜩 고무된 그는 앞으로도 계속 계단을 이용해 걸어 다닐 계획이다.
여기서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일이 있다. 걷는 속도가 빠를수록 장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일부로 보속을 늘리려 들어선 안 된다. 빨리 걸으려는 무리한 시도는 수명을 연장시키기는커녕 위험스런 결과를 낳게 된다. 스투덴스키는 “걸음걸이가 느린 사람들 가운데에도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개인의 신체상태가 각자에 맞는 최상의 걸음걸이 속도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평소의 걸음걸이에서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걷는 속도가 유난히 느릴 경우 검진을 받아 무엇이 문제인지 조기에 알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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