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전 세계 경제에 ‘훈훈한 온기’가 퍼지고 있다.
각국의 경제지표가 상승하고 주가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는가 하면 글로벌 대기업들은 투자와 채용을 재개하기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국의 재정 적자와 높은 실업률, 유럽의 재정위기 등 복병이 남아있긴 하지만, 새해초부터 나타나는 전 세계 경제의 청신호로 인해 올해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먹구름이 물러갈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 연초부터 각국 주가 급등 = 올해 전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새해 초부터 각국 증권시장의 주가가 대부분 급등세를 보였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93.24포인트(0.81%) 오른 11,670.75에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새해 첫날부터 2년여만의 최고치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4.23포인트(1.13%) 상승한 1,271.87, 나스닥 종합지수는 38.65포인트(1.46%) 오른 2,691.5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30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1.09% 상승한 6,989.74로 마쳤다.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 지수도 3,900.86으로 마감, 전일 종가대비 2.53% 올랐다.
국내에서는 4일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5.06포인트(0.7%) 오른 2,085.14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신기록 행진을 지속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도 1.59% 올랐고 일본 닛케이지수도 1.6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런 각국의 주가 상승은 무엇보다 올해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탄력을 받아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실물 지표도 호전 = 금융시장뿐 아니라 실물부문의 지표도 호전되고 있다.
미국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주는 공급관리협회(ISM)의 작년 12월 제조업 지수는 57.0으로 집계돼 전달인 작년 11월의 56.6보다 상승했다.
이로써 ISM 제조업 지수는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으며 앞서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수준(57.0)에도 부합했다.
ISM 제조업 지수는 50을 넘으면 제조업 경기의 확장을 의미하고 50에 미달하면 위축을 뜻한다.
미국뿐 아니라 재정위기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럽에서도 제조업 경기의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유로권도 제조업 회생이 완연하다면서 특히 아일랜드와 스페인 등 역내 재정 위기국들의 산업 생산이 모처럼 회복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아일랜드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1월 51.2에서 12월에 52.2로 상승했고 스페인도 50.0에서 51.5로 높아졌다.
독일은 11월의 58.1에서 12월에는 60.7로 높아졌으며 유로권 평균도 11월 55.3에서 12월 57.1로 상승했다.
◇ 기업들 투자 재개 움직임 =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기업들도 채용을 재개하고 설비투자에 나서는 등 투자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수유리.세라믹 생산업체인 코닝은 뉴욕주 소재 본사 인근의 연구.개발(R&D)센터를 확장하고 100여명의 연구원을 확충하는데 3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코닝은 이와 별도로 중국과 대만에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확충하는데도 8억달러를 투자한다.
엔진 제조업체인 커민스는 올해 엔지니어링과 기술부문의 인력 확충을 위해 미국에서만 2천50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이 업체의 전체 직원 수는 1만4천800명이고 작년엔 185명만을 채용했었다.
3M은 자본 지출 규모를 작년 10억∼11억달러에서 올해는 13억∼15억달러로 늘릴 계획인데, 이런 지출 대부분을 중국과 인도, 싱가포르, 브라질 등 성장속도가 빠른 해외시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R&D 지출을 작년 40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확대할 예정이고 인텔은 앞으로 2년 반 동안 미국내 반도체 공장의 제조기술에 60억∼8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의 순이익이 늘어나고 현금 보유 규모가 급증하면서 대규모 기업들이 성장속도가 빠른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설비를 확대하거나 인력을 추가 채용하는 등 ‘확장’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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