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많아 야근을 하거나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바쁠 때, 우리 몸은 피곤해진다. 그런데 가끔 몸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알 수 없는 성취감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업무량과 상관없이 피곤이 몰려오고 스트레스가 쌓여 심신이 지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퇴근 후 저녁을 먹을 때면 남편과 그날 회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데, 유난히 지치고 힘든 날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만이 주 내용이 된다. 상사나 고객 혹은 동료 중에 혼자 잘난 듯 남을 비판하고, 타인의 실적을 깎아내리거나 가로채고, 약자에게는 추악하고 강자에게는 한없이 온순한 사람이 있다면 일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어느 조직에나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존재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어쩔 수 없다고 위로하고는 했었는데, 몇 년 동안 책장에서 장식품 역할만 하던 한권의 책을 읽은 후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책 ‘악질 없애기 원칙’에서 저자인 스탠퍼드대 로버트 서튼 교수는 조직 내 인간관계를 해치는 사람을 ‘악질’이라 칭하고, “스스로 악질이 되지 말고 악질을 뽑지 말고 악질이 있다면 해고하라”고 제안하며 ‘악질’없는 조직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채용과 해고에 대한 인사권이 없다면 스스로 ‘악질’이 되지 않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느냐고, 고객이 ‘악질’일 경우는 해답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을 괴롭히던 사람이 ‘악질’임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내 고통을 알아주는 것 같아 마음이 가벼워진다. 그리고 비록 고질적인 ‘악질’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가끔은 다른 사람에게 악행을 저지르기도 하므로 스스로 ‘악질’이 되지 않게 노력한다면 그 강력하다는 악행 바이러스를 어느 정도 막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희망이 생긴다.
부정적인 감정이나 관계는 긍정적인 감정이나 관계보다 5배 강력하다니 ‘악질’ 때문에 한번 감정이 상할 때마다 5번 이상 기분 좋은 일이 생겨야 좋은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기분 좋은 일이 기다렸다는 듯이 연달아 일어나주면 좋겠지만 5:1 비율을 충족시켜서 부정적인 감정들을 몰아내주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악질’을 상대해야 한다면 자신의 마인드 셋을 바꾸는 길만이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며 영혼에 상처를 입는 경우의 수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서튼 교수는 조언한다. 기대가 적으면 실망도 적은 법. 사람들에게 최악을 기대하고 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존중과 친절에 더 기뻐해보자.
마인드셋을 바꾸려면 스스로를 훈련시켜야 하고, 훈련을 통해 한명의 ‘악질’을 이겨냈다고 해도 더 강한 ‘악질’을 만나면 또 훈련을 반복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줄고 기분 좋은 시간이 늘어 내 영혼이 건강해질 것을 생각하면 그 훈련이 고되지만은 않을 것이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직장 상사나 동료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스스로 ‘악질’인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기회에 알려줄 수도 있고, 자신이 ‘악질’인지 안다면 이 기회에 조금이라도 반성하고 달라질 수도 있을 테니까.
실비아 김 / 팬콤 광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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