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7년째 오렌지카운티 한인축제를 주최해 오고 있는 OC 한인 축제재단(이사장 김복원)이 축제장소 이전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지난주 열렸던 한인축제재단 정기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이 축제장 옮기는 문제를 끄집어냈다. 현재 축제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인타운 샤핑센터는 너무 비좁아 ‘카니벌’이 들어올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의 부재로 참관객들이 점점 줄어 쇠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그동안 한인 축제재단측은 한인타운에서 축제가 열려야 비즈니스 활성화 효과를 거두고 타운 홍보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조금 어려운 점이 있어도 타운을 고집해 왔다. 그러나 ‘카니벌’ 유치가 축제 활성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면서 장소 이전문제가 이사회를 통해 표면화된 셈이다.
몇몇 이사들은 현재의 장소에서 카니벌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을 했다. 몇 년 전에는 그나마 중·소형 규모의 카니벌이 들어올 수 있는 자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일부 한인 업주들이 장사에 지장이 있다고 항의해 차가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를 따로 만들면서 불가능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축제재단은 한인 업주들의 영업에 지장을 준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 현재 사용하는 축제장을 카니벌 유치를 위해서 몇 년 전처럼 넓혀줄 것을 업주들에게 다시 요청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또 이번에 이전문제가 불거져 나온 것은 축제 때마다 입주 업주들로부터 장소 허락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입주 상인들이 지난 2008년 축제동안 장사에 지장이 있다고 시에 탄원서를 제출해 재단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와 업주들 사이를 오가면서 혼쭐이 난 적도 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언제 불거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축제재단 측에 따르면 가든그로브 시의 축제담당 실무진은 그럴 바에야 축제장을 딸기 페스티벌이 열리는 히스토릭 메인 스트릿 근처에 있는 ‘빌리지 그린’이나 베트남 텟 페스티벌이 열리는 가든그로브 공원 등 다른 곳으로 이전을 권하고 있다.
축제재단 측은 ‘빌리지 그린’의 경우 딸기축제를 비롯해 여러 커뮤니티에서 여러 종류의 축제를 열고 있는 곳으로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대규모 카니벌을 유치시켜 보다 더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G시에서도 축제장소가 어디든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후원한다는 입장이다.
축제재단 측은 넓은 장소를 활용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보다 더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개발해 이곳에서 계속해서 키워나가면 OC에서 유명한 베트남 커뮤니티 축제인 텟 페스티벌 버금갈 정도로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어바인이나 풀러튼을 비롯해 타 도시에서 열리는 커뮤니티 축제들의 대부분은 개인 소유의 샤핑센터가 아니라 시 소유의 야외 플라자나 넓은 공원에서 개최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장소를 옮긴다고 해서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축제재단 측은 업주들을 다시 설득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지만 현재의 축제장에 카니벌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 굳이 장소를 옮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카니벌이 입주할 수 있는 넓은 장소가 있는데 굳이 한인타운에서 몇 블락 떨어진 곳까지 찾아가서 축제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한인 축제재단 측은 현재의 장소는 비좁지만 한인타운이라는 점을 고려해 카니벌 유치와 상관없이 계속 이곳에서 축제를 할 것인지, 아니면 더 넓은 가든그로브 공원으로 장소로 옮겨서 활성화를 모색할 것인지, 현재의 장소를 넓혀서 카니벌도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인지 현재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이다.
내년 한인 축제는 아직까지 1년가량 남았지만 미리 장소와 일시를 정해 놓아야 준비를 할 수 있다. 재단 측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태기 부국장·OC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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