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얼마 전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글로벌 50대 기업’(The World’s Most Valuable Brands)의 순위를 발표했다. 브랜드 가치 574억달러로 평가 받으며 ‘애플’이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애플은 그저 선망의 대상이었을 뿐이다. 가지고 싶지만 가격이나 전문성 때문에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만 애플 브랜드의 컴퓨터를 쓸 수 있었다.
그러던 애플은 2000년대 들어서 아이맥이나 맥북, 아이팟으로 대표되기 시작했고, 2010년 아이폰이라는 생활 속에 밀접한 휴대폰으로 우리 생활에 다가왔다. 특히 젊은이들과 예술계통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애플은 뭔가 섹시한 느낌을 주는 브랜드로 기억되면서 이제는 상품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를 대변하기에 이르렀다.
10년 전 브랜드 가치 43억달러로 36위에 불과했던 애플이 1위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CEO인 스티브 잡스를 생각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알다시피 잡스는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났던 사람이다. 제품의 디자인에 대한 지나친 집착, 그로 인해 빚어지는 엔지니어들과의 마찰, 계속 이어지는 경영진과의 의견 불일치가 그 원인이었다. 실제로 그와 같이 일을 했던 사람들은 그가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잡스가 ‘애플’이라는 회사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 수 있었던 건 애플에서 쫓겨난 지 13년만인 1997년, 자신이 세운 회사인 애플로 컴백한 이후였다. 그가 애플로 돌아왔을 때 잡스는 이전의 잡스가 아니었다.
적어도 비즈니스 측면에서 그는 한층 성숙해져 있었다. 그 시간동안 진심으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비즈니스에 있어서 신뢰와 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다. 그는 모두가 실패라고 부른 그 시간을 허투로 쓰지 않았다. 자신이 진정한 비즈니스맨으로 거듭날 수 있는 시간으로 썼고 그는 성장했다.
잡스는 복귀를 하자마자 이전에 밟고 일어나야 할 경쟁자로 여기며 자존심을 내세우던 빌 게이츠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해 협상을 시작했다. 그는 경쟁자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시간을 벌줄 아는 노련한 사업가가 되어 있었고, 2005년 맥월드 엑스포의 기조연설에서는 "애플 직원들의 가족과 배우자들 모두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여러분들 덕분에 우리는 좀 더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그들의 공을 치하하는 여유를 가진 CEO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를 세계 시장에 내놓으며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했고 지금도 끊임없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의 중요성, 마케팅에 대한 직관적 판단력, 그리고 제품을 향유하면서 소비자가 얻는 만족감까지 애플을 설립하며 자신이 믿었고 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던 그 모든 것들을 해냈다.
사람들은 애플 제품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애플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서 있고, 애플 제품을 사용하며 자신이 특권층이 된 것 같은 자부심을 느낀다. 뉴욕의 5번가 애플 매장은 전 세계인이 찾아오는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고, 잡스는 천재 CEO로 거듭나고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애플은 가장 강력한 브랜드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애플을 ‘최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고 이야기 했다. 그것이 앞으로 그가, 그리고 애플이 지향하는 방향이 될 것인지, 향후 애플의 브랜드를 주의 깊게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니 조 라이프대 마케팅 교수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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