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와 메릴랜드의 한인 유권자가 ‘캐스팅 보트’를 쥐었다는 한국일보 기사를 읽었다.
미국 내 한인들의 정치적 신장을 바라보는 듯 마음이 뿌듯했다.
11월 2일은 미국 중간 선거일이다. 매년 11월 첫 번째 화요일은 미국의 대표를 직접 뽑는 날이다. 이런 정치 참여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면서도 우리의 몸과 마음은 투표하는 것이 아직도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아마 한인의 정치적 결속력과 정치적 다수를 과시할 수 있는 높은 투표율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 하나가 가져오는 힘은 엄청나다. 나 하나가 모이다 보면 우리가 되고 우리는 다수이며, 절대적인 힘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가 중간 선거라고 해서 벌써 투표장에 가는 것을 마음에 접은 분들도 있는 것 같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는 큰 관심사가 되어 투표를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시하다고 생각하는데 ‘시시한 선거’란 없다.
이번 중간 선거는 대통령 선거만큼이나 중요한 선거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중간 평가를 가름하는 선거이기에 더욱 미 국민의 관심이 높다. 현재 민주당이 상하 양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수도 있는 큰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공화당이 의회에서 다수당이 될 경우, 미국의 경제 부양책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는 들리나, 아직도 미지수이며 분명한 것은 불체자 구제안과 같은 이민 개혁안은 우리로부터 더 멀어질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1년 1월에 새로 시작하는 새 의회 회기까지의 레임덕 기간 안에 드림 법안이 통과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가득하나, 드림법안 후의 후속 조치인 불체자 부모의 구제안 등은 어떻게 될 것인지 막연하기만 하다. 따라서 이번 중간 선거는 한인 이민 사회의 생사가 걸린 중대한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이번 선거는 시시한 선거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국회 내에서 이스라엘 원조금 삭감을 제안한 국회의원은 그 다음 선거에서 낙선된다고 할 정도로 유태인의 무서운 정치적 파워는 우리 모두가 다 안다.
이제 우리 한인들은 우리의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한다.
선거의 중요성과 투표의 영향력을 인식하여 투표장 가는 불편을 극복해야 우리의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아침에 출근하기 전이나 퇴근 후에 시간을 만들지 않으면 투표하기가 힘든 사람이 많다. 그러나 우리가 병원을 갈 때나 변호사 사무실을 갈 때 예약하고 가듯이, 투표장도 예약하는 기분으로 가면, 한인의 목소리도 커지고 미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 또한 커질 것이다.
‘시간이 안 맞다’는 이유와 ‘나 하나쯤이야 안 찍으면 어때’ 하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는 영원히 소수 민족으로 남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투표 참여만이 한인들이 각종 사건을 당했을 때도, 정부나 관할 당국의 관심과 협조를 얻어낼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투표권 행사야말로 미국에서 한인의 힘을 키워 주는 글로벌 파워이다.
투표하기 운동은 정치 단체만의 것이 아니라, 한인을 위한 한 목소리를 내고자하는 평범한 우리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생활 캠페인이다.
세계의 수도 워싱턴에 사는 우리들이 먼저 그 작은 운동을 시작한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
‘나 한 사람이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 한 사람이 바로 변화를 가져오는 사회 정치 캠페인 중 하나이다.
이번 중간 선거에서 우리는 한인을 위해 일해 줄 후보자를 가슴 속에서만 찍지 말고, 투표용지에 찍어야겠다. 왜냐하면, 우리도 미국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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