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세속 격담(格談)에 삼근(三根) 경계가 있다. 이 삼근이란 설근(舌根), 필근(筆根), 색근(色根)을 가리키는바 이 삼근만 주의하고 경계하여도 인생 여로에 큰 실수는 피할 수 있다는 교훈이다.
예로부터 지능이 뛰어난 인류는 언어와 문자 도구를 사용하였고 이성간(異性間)엔 엄격한 윤리와 규범을 지켰으며 이성(理性)에 의한 사리분별로 선악을 구분 하였기에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 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칼도 잘 쓰면 보도요, 못 쓰면 흉기가 되듯이 이들을 선용하면 보물이지만 오용과 악용 또는 과용하면 흉물이 되기에 경고성 격언이 생긴 것 같다. 필자는 제한된 지면 관계로 여기에선 설근만을 말하고자 한다.
희랍의 웅변가 데모스테네스는 뜨거운 열변으로 온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프랑스의 명장 나폴레옹은 “이 알프스 너머에는 너희들이 갈망하는 빵과 여자가 있다”라는 재치와 실효성 있는 웅변으로 굶주림과 피로에 지친 병사들에게 산을 넘을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었다.
링컨은 게티스버그 연설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라는 함축성 있는 세 마디로 민주주의의 정의를 정착시킨 유명한 말을 남겼고,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나에겐 꿈이 있다’는 짧은 한마디로 모든 흑인에게 큰 꿈과 희망을 심어 주었다. 서희는 고려를 침략한 거란 장수 소손녕과 단신 설득 담판 외교로 이들을 물리쳤고 오히려 압록강변에 6진을 설치, 영토 확장에 큰 공을 세웠다.
이와 같이 세치의 짧은 혀로 표현하는 웅변은 온 세상을 움직이는 힘과 천하를 좌우하는 위대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하여 실언과 망언으로 인한 설화는 본인의 인격과 명예는 물론 발언자의 신분 지위에 따라 당사자의 사회 진출과 국가 사회에까지 화를 불러 올 수도 있다.
지나간 대선 때 모 정치인의 표를 의식한 노인 폄훼 발언은 많은 노인들의 표가 추풍낙엽처럼 되었던 실언 사건이 있었고 최근엔 한 젊은 정치인의 성희롱성 한마디 농담이 본인의 신분과 전도는 물론 정치권에 충격을 주었다. 이와 같은 지도급 정치인과 관료의 실언은 국민에겐 실망을 주고 당사자에겐 자질과 함량 미달의 문제가 발생하며 넓게는 국격에 영향이 미칠까 걱정이 된다.
그러기에 옛날 인재 등용의 기준도 신언서판(身言書判)에 두었음을 상기코자 한다. 하지만 해학과 유머는 모든 말 가운데 기지와 임기응변의 화술로 윤활유와 양념의 역할을 하기에 모든 사람에겐 신선한 매력과 호감을 느끼게 하는 필수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상대방에 따른 시간과 장소 그 상황에 따른 분별의 지혜가 필요하며 지나치면 변질되어 실언과 망언이 될 수 있기에 주의와 경계가 요망 된다.
화살 같이 한번 밖으로 나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말은 사람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 할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과 품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중요한 언어는 그 속담과 격언에서 그 뜻과 교훈을 찾을 수 있다.
웅변은 ‘은,’ 침묵은 ‘금’이다. 열 번 생각하여 한 번 말 하라.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 말 잘하고 징역 가랴.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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