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계의 첫번째는 불살생이다. 불살생은 산 목숨을 해치지 말라는 말이다. 사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동물에도 적용된다. 심지어 식물과 무정물도 내 몸을 돌보듯 아끼고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하물며 살인은 실행 이전에 마음만 먹어도 안된다.
그런데 자살은? 내 목숨을 해치는 것도 산 목숨을 해치는 것이다. 어느 스님은 자살은 살인보다 더한 죄악이라고 했다. 남을 죽이면 참회할 기회라도 있지만 자살을 하면 그 기회마저 없으니 그 과보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계종이 매년 느는 자살을 막기 위한 종단 차원의 포교 활동에 나선다. 유명인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자살률 1위인 추세에 제동을 걸기 위한 활동이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혜총스님)은 오는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자살! 이대로 좋은가-불교적 성찰과 과제’를 주제로 포교종책연찬회를 연다고 7일 밝혔다. 불교에서 자살을 교리적으로 어떻게 보는지, 자살에 대한 승가의 규율은 무엇인지, 한국사회에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를 종단 차원에서 처음으로 논의하는 자리다.
포교원은 또 산하 불교여성개발원에서 ‘내(來)생애 봄날’이라는 노인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할 강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승려연수프로그램에 웰다잉을 실천하기 위한 ‘아름다운 마침표, 그 마지막 성장과 하나됨 2’라는 프로그램을 포함시키고 있다. 또 자살 위기에 몰린 사람들을 위한 자비명상, 템플스테이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삶의 의지를 심어줄 수 있는 콘텐츠를 담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개발 중이다.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스님은 "자살이라는 행위로 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것은 불교인을 비롯한 종교인의 책임이기도 하다"라며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주는 종교인 불교의 가르침으로 자살을 막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혜총스님은 "뭇 생명을 존중하는 불교에서는 특히 인간의 몸을 받아 태어나려면 전생에 엄청난 공덕을 쌓아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도 속세를 살면서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목숨을 포기한다면 더 과중한 업보를 쌓게 되며 다음 생에는 더 낮은 단계의 생명으로 태어난다고 가르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밀알이 썩어서 거름이 되고, 촛불이 자신의 몸을 태워 세상을 밝히듯이 자신의 몸을 던져 더 큰 원(願)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소신공양’이라고 예외적으로 인정하며, 더 큰 살상을 막기 위해 전쟁에 나갔던 사명대사처럼 호국불교의 경우도 인정된다"라고 덧붙였다. 혜총스님은 "자살방지 활동을 비롯해 앞으로 조계종 포교원은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소외계층, 어린이ㆍ청소년을 위한 포교활동을 강화하는 5개년 계획을 차근차근 추진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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