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 아민이라는 우간다의 악명 높은 독재자가 있었다. 종신 대통령, 최고 군사 지도자, 대영제국의 정복자 및 우간다의 국부 등 어마어마한 칭호를 지녔던 그는 열 살 정도의 아들에게도 장군의 제복을 입혀 대동하고 다녔다.
그것까지는 과대망상증 환자의 괴짜스러움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우간다의 대법원장, 성공회 주교, 대학총장 등을 포함한 8만 내지 30만 명을 잔인하게 숙청한 악행은 웃고 넘길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아민은 불과 8년만 통치했다가 탄자니아와의 전쟁 끝에 쫓겨났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에 비해 우간다 국민들은 덜 불행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소련 군부의 힘에 기대 북한에서 집권한 김일성이 죽기 20여년전부터 김정일을 후계자로 키워서 김일성 일가의 독재는 이제 60년이 넘게 지속돼 왔다. 얼마 전 노동당 전체회의에서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김정일의 후계자로 27세인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김정남, 김정철 등 두 형을 제치고 3남 김정은에게는 육군대장과 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그리고 당 중앙위원이라는 벼락감투가 씌워졌다. 이디 아민이 열 살짜리 아들에게 장군복을 입혀 공식 행사에 데리고 다니던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연상된다.
김일성 군사대학교를 5년간 다녔다는 것을 빼놓고는 군사 경험이 없는 그를 순식간에 대장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김정일의 일인 독재가 무소불위인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더군다나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도 역시 대장으로 임명하고 그의 남편 장성택도 요직에 임명하여 김정은의 후견인 노릇을 하도록 마련한 것은 김정일의 용의주도한 머리에서 나왔을 것임으로 여러 나라의 독재자들이 어떻게 하면 자식에게 권좌를 물려주어 현대판 왕조를 이룩할 수 있는가를 배우려고 김정일에게 수업료를 바칠 만도 하겠다.
정말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가 부끄러워서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야 할 판이다. 김일성 집권 아래 민주주의가 존재한 적이 한 순간이라도 있었던가? 인민을 위한 공화국이기는커녕 김일성 일가와 그 추종 세력을 위한 나라로 김일성 일가의 독재에 항거는커녕 반대의 목소리만 내도 잔인하게 숙청되는 ‘동물농장’이 아니던가.
남로당의 우두머리로 일생 동안 공산주의 운동을 했던 박헌영 부수상이 미국 스파이로 몰려 사형 당했던 사건이 예시하는 것처럼 그 일가의 반대자들은 처형되었거나 정치범 수용소에서 참혹한 고생 끝에 죽음을 겪게 되는 것이 ‘노동자 농민들의 낙원’의 참모습이다.
일반 국민들은 김정일의 강성대국과 핵개발 계획으로 국고가 탕진되어 굶주리고 있는 판국에 김정일을 보호하는 집권 세력은 벤츠 차를 하사받고 외제 고급품들을 받아쓰는 부조리의 극치가 바로 북한이다.
북한 인민의 고생은 김일성 왕조 계승의 성공에 정비례한다. 그 흉악한 스탈린과 모택동도 꿈꾸어보지 못했던 독재자 가문의 세습 왕조를 김일성 부자는 성공리에 일구어 놓은 것이다. 백성의 불행과 희생을 그 초석으로 삼았음은 물론이다.
김정은이 정말 노동당 총비서와 당 군사위원회의 위원장이 될 수 있을까? 군대에서 40 내지 50년 근무해 왔던 소위 혁명 1세대, 2세대 장군들이 쿠데타를 일으키는 일은 없을 것인가? 장성택이 후견인 역할로 만족하지 않고 최고 지도자 자리를 엿보지나 않을까?
정말로 불가사의한 암흑의 나라에 대한 전망을 읽기는 어렵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북한 체제가 계속 되는 한 북한인들의 불행은 계속 되거나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남선우 / 변호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