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는 왜 가톨릭 교세가 성장하고 개신교는 쇠퇴하고 있는 걸까.
종교 전시장’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종교가 백가쟁명(百家爭鳴)하고 있고, 종교선택권도 보장된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의 두 갈래인 개신교와 가톨릭의 성장세 변화 원인을 짚어본 논문 한 편이 나왔다. 서강대 대학원 사회학과에서 최근 통과된 조세희씨의 석사논문 ‘합리적 선택론에서 본 한국 개신교와 가톨릭의 교세변화:1995-2005’에서 조씨는 가톨릭의 ‘관대함’이 성장비결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조씨는 통계청의 ‘2005인구주택총조사’에서 1995년 876만명이던 개신교 신자가 10년 뒤인 2005년에는 861만6천명으로 줄어든 반면, 1995년 295만1천명이던 가톨릭 신자수가 2005년에는 514만6천명으로 늘어났다는 통계치에 주목했다. 이런 신자수 변화에 따라 총인구대비 개신교 신자 비율은 1995년 19.7%에서 2005년 18.3%로 줄었지만 가톨릭 신자 비율은 6.6%에서 10.9%로 늘어났다.
가톨릭 신자수는 통계청 수치와는 별도로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각 교구 본당을 동원해 좀더 정확하게 집계한 ‘한국천주교교회 통계 2009’에 따르면 2009년말 현재 한국천주교 신자수는 512만92명으로 전체 인구대비 10.1%다.조씨는 이처럼 가톨릭 신자수가 늘고 있는 이유를 미국 교회에서 흔히 교회 성장의 잣대로 인용되는 ‘엄격함’과 ‘관대함’의 요소로 분석했다. 다종교 국가인데다 비종교인도 많은 한국과 달리 ‘기독교 국가’로 여겨지는 미국에서는 절대주의, 순응주의, 열광주의 등의 특징을 지니는 ‘엄격함’이 교회성장의 원동력이고, 반대로 상대주의, 다원성, 다이얼로그로 특징지어지는 ‘관대함’은 교회성장에 도움이 안된다는 연구결과가 널리 인용되고 있다. 하지만 조씨는 2008년에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가 사회과학연구 원자료용으로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 1천508명의 표본을 추출한 다음 집중 분석한 결과, 한국에서는 미국과는 달리 ‘관대함’이 종교 성장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표본 중 종교인은 60.4%, 비종교인은 39.6%였고, 종교별로는 개신교인 25.9%, 불교인 23.8%, 가톨릭인 9.0%, 기타종교인 1.7%였다. 표본 전체에서 종교별 호감도를 분석한 결과 개신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37.2%였던 반면, 부정적이라는 평가도 29.3%나 됐다. 반면 가톨릭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43.5%였고,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12.1%였다. 해당종교 신자를 제외한 타종교인과 비종교인으로 구성된 ‘잠재적 구성원’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가톨릭의 잠재적 구성원(비종교인, 개신교인, 불교인 등)은 가톨릭에 대해 49.0%가 호감을 보였고 13.3%가 반감을 표명했다. 이에 비해 개신교의 잠재적 구성원(비종교인, 가톨릭인, 불교인 등)은 개신교에 대해 19.5%만 호감을 보였고, 37.8%가 반감을 나타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조씨는 "비종교인의 인구비율이 높고 주류 종교가 존재하지 않는 한국에서는 잠재적 신자들에게 호감을 주고 기존 신자들에게 만족을 주는 ‘관대한 교회’가 성장하는 반면, 잠재적 신자들에게 반감을 주고 기존 신자들에게 불만족을 주는 ‘엄격한 교회’는 쇠퇴한다"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의 가톨릭 신자는 신앙생활이 느슨하고 외부세계에 비 배타적인 ‘관대한 교회’의 특징을 갖는 반면, 개신교 신자는 신앙생활에 타이트하고 외부세계에 배타적인 ‘엄격한 교회’의 특징을 보인다"는 분석결과들도 언급하면서 결과적으로 "이런 관대함이 가톨릭의 성장을 도운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연합 뉴스>
한국의 대표적 가톨릭교회인 명동성당의 미사 모습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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