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부모들은 성적에 한이 맺힌 사람들 같아요”
남가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하는 말이다. 성적이 B가 나오면 대부분은 만족스러워 하지만 유독 한인 학생들은 죽을상이 된다는 것이다. 집에 가서 야단맞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우수한 학생이라도 시험점수가 오르락내리락 하지요. 점수가 89점이건 92점이건 무슨 큰 차이가 있겠어요. 하지만 한인 부모들은 그 몇 점 차이에 대단히 민감해요”
“개구장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라는 말이 한국에서 한때 유행했었다. 아이가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부모의 가장 큰 바람은 물론 ‘튼튼함’이다. 하지만 예외적인 케이스를 제외하면 아이들이란 대개 건강한 법. 한인부모들의 솔직한 바람을 담는다면 표현이 좀 바뀌어야 할 것같다 - “개구장이라도 좋다. 공부만 잘해다오”
올해 초 한국에서 ‘공부의 신’이라는 청소년드라마가 방영되었을 때 가장 열심히 시청한 사람들은 학부모들이었다고 한다. 평소에는 공부에 방해된다고 TV 근처에도 못 오게 하던 부모들이 아이들을 곁에 앉혀두고 같이 시청했다고 한다. 목숨 걸고 공부해서 성적 올린다는 내용이 부모들 보기에 더 이상 바람직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이에게 다른 문제가 없는 한 한인부모들이 가장 바라는 아이는 ‘공부 잘 하는 아이’, 아이에게 가장 심어주고 싶은 습관은 ‘공부하는 습관’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가 공부를 잘 하게 만들까. 개학을 앞두고 집집마다 아이들의 ‘모드’바꾸기로 부심하다. 여름방학 동안의 ‘놀자’ 모드에서 ‘공부’ 모드로 바꾸는 것이다. 기본적인 생각은 조용한 환경의 한 장소를 정해서 아이가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 한 장소에서 꼼짝 않고 ‘한 우물’을 파는 것이 좋은 공부 습관이라고 대개 알고 있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이것은 전혀 근거 없는 통념이다. 예를 들어 한 장소에 틀어 박혀서 공부하는 것보다 환경을 바꾸며 공부할 때 더 쏙쏙 머릿속에 들어간다고 한다.
대학생들에게 40개의 단어를 주고 암기하게 한 실험이 있었다. 한 그룹은 같은 방에서 두 번 공부하고, 다른 그룹은 창문 없는 방과 정원이 보이는 방에서 한번씩 공부하게 했다. 결과는 두 번째 그룹이 훨씬 좋게 나왔다.
뇌는 공부하는 내용과 공부 당시의 주변 환경이 주는 느낌 사이를 미묘하게 연결하며 인지하기 때문에 다른 배경이 뇌에 더 강한 흔적을 남긴다는 것이다.
아울러 같은 내용으로 ‘한 우물’을 파는 것보다 연관성 있는 다른 내용들을 섞어서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실험결과도 있다.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4가지 유형의 방정식을 가르치며 한 그룹에게는 한 유형의 방정식을 집중적으로 가르친 후 다음 유형으로 넘어가고, 다른 그룹에게는 4가지 유형을 한꺼번에 가르쳤다. 그 다음날 시험을 치게 한 결과 후자의 성적이 2배나 높았다. 다른 유형들을 섞어서 공부할 때 두뇌 활동이 더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가지 공부 잘하는 법 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아이 스스로 공부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동기부여이다. 현명한 부모는 아이가 공부하고 싶게 만드는 그 어떤 것을 찾아 주는 부모다. 그것이 ‘공부 잘하는 아이’를 갖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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