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역발상으로 이를 이용해 돈을 버는 투자가들도 있다. 주택을 구입한 후 곧바로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플리핑(flipping) 기법이 주택시장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 때 주로 성행하던 플리핑 기법은 최근 부동산 전문 투자가 사이에서 유행처럼 다시 번지고 있다. 또한 주택가격이 낮아졌을 때 다량으로 매입해 렌트를 주면서 부동산 경기가 다시 살아났을 때 높은 가격에 되팔기도하는 등 부동산 시장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
단기차익 노린 ‘플리핑’유행
여러 채 동시 매입해 임대도
■플리핑과 벌크매입
▲사례1-뉴포트비치 지역의 부동산 투자회사 대표 체이스 메릿은 주택을 단기 환매해 차익을 남기는 이른바 ‘플리핑’을 통해 수주 만에 15만달러의 주택매매 차익을 남겼다. 코스타메사에 한때 80만달러를 호가하던 신규주택이 지난 6월 말 은행 경매에 불과 30만달러에 매물로 나온 것을 보고 경매에 뛰어들어 31만5,000달러에 낙찰 받았다. 메릿은 수주 후에 이 매물을 47만달러에 되팔아 불과 몇주 만에 15만달러 이상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메릿은 이외에도 미션비에호의 집을 30만달러에 경매로 구입해 두달 만에 37만5,000달러에 팔았다.
▲사례2-필란 지역에 거주하는 한 한인 투자가는 최근 이곳 주택가격이 폭락하면서 6채의 주택을 한꺼번에 구입했다. 한때 25만달러를 넘었던 주택들이 차압 등을 통해 6만달러 정도로 떨어졌을 때 벌크매입한 것이다. 이 투자가는 이들 주택을 구입해 유닛당 월 1,000달러 정도에 렌트를 주고 있다. 이밖에도 호경기 때 40만~50만달러 하던 주택을 20만~25만달러에 싸게 매입해 렌트를 놓거나 농지가 포함된 농장에 농작물을 경작한 후 높은 가격에 되팔기도 한다.
■플리핑은 전문가 주도시장
최근 성행하는 플리핑은 초보자들이 아닌 전문가들이 주도하고 있다. 수년 전에는 초보 투자자들도 일반 매물을 대상으로 플리핑을 시도해 이익을 챙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의 플리핑은 부동산 투자 경험이 풍부한 ‘프로페셔널’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대부분 경매에 나온 매물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전문 투자가들은 현금 동원력이 뛰어나고 차압주택 평가 및 경매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며 플리핑으로 이득을 확실하게 챙길 수 있는 주택을 선택하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이 아직도 불안한 만큼 투자에 대한 ‘담력’도 필요한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도 지니고 있다.
차압주택 전문 브로커인 프라임 프라퍼티스의 피터 박씨는 “전문가들은 차압주택을 분석하는데 30분 이상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다. 경매에서는 불과 반시간 내에 50만달러짜리 매물에 대한 구입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많은 정보와 현금으로 무장하고 하루에 많을 때는 8채에서 10채까지 집을 고르는 전문가들을 상대하기가 일반 투자가들로서는 매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보유가 투자성공 관건
차압주택의 시장동향 정보를 제공하는 포클로저레이더닷컴에 따르면 지난 4월 캘리포니아에서 경매로 판매된 차압주택은 4,336채에 달했다. 지난해 1월 884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 7월에도 경매를 통해 3,483채의 차압주택이 판매됐다.
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통계를 분석해도 플리핑이 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택가격이 폭락하면서 차압주택이 크게 늘어난 난 인랜드 지역의 경우 지난 4월 비거주용(absentee) 주택 매매가 전체 매매의 30%를 차지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지난 7월 22.6%의 주택이 비거주용으로 판매됐다. <도표 참조>
경매 주택은 대부분 융자를 하지 않고 집값 모두를 현금으로 결제 한다. 지난 7월 인랜드 지역의 주택 판매의 34.4%가 현금 거래로 이뤄졌으며 캘리포니아는 전체 매매의 27.3%가 현금 거래였다.
■일반인의 투자기법
일반 투자가가 현재 플리핑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쉽지 않다.
먼저 일부 경매물의 경우 세입자 여부 등 주택 상태를 확인하지도 못한 채 매입 주문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아무래도 일반 투자가들보다 전문 플리퍼들이 집의 상태를 분석하는데 유리하다.
특히 요즘은 차압은 당했지만 여전히 그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이들에게 집을 비우게 하기 위해서는 이사 비용을 지불하는 등 여러 가지 골치 아픈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차압주택에 관심이 있으면 일단 차압전문 브로커나 에이전트들에게 도움을 받거나 조언을 얻을 것을 권한다. 주택의 상태나 은행과의 계약문제 등의 정보를 전문 에이전트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은행을 통해 융자 승인을 미리 받는 것도 중요하다. 현금이 있으면 그냥 경매에 참여할 수 있지만 융자를 해야 할 경우 미리 융자 승인을 받는 것이 주택을 구입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현재 연방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모기지 융자조정 프로그램이 마감되기 시작하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차압주택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좀 더 기다렸다가 부동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좋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백두현 기자>
최근 경매 주택시장에는 전문 투자자들이 크게 몰리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