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가 구설수에 올랐다. 발단은 여름휴가차 떠난 스페인 여행이다. 막내 딸 샤사를 데리고 갔고, 몇몇 친구도 함께 갔다.
그렇지만 미국의 대통령 영부인의 해외나들이다. 때문에 보좌관들이 따라 붙고 경호팀도 동행했다. 그러다보니 일행은 수 십 명이 넘게 됐다. 호텔방도 수 십 개를 예약했다.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게 여기서 부터다. 예약한 호텔은 하루 숙박료가 최고 2500달러에 이르는 최고급 호텔이다. 그 비싼 호텔 방을 70개나 예약을 한 것이다.
이 퍼스트레이디의 호화판 휴가여행을 뉴욕 데일리 뉴스가 까발렸다. 그러면서 ‘미셸 오바마를 현대판 마리 앙투아네트’다, ‘물질주의 여자’다 하며 비난하고 나섰던 것이다.
최악의 불경기를 맞아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보통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조하고 다닌다. 그런데 영부인은 호화판 해외 나들이에 나서,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다니 이게 웬 말인가 하는 비난이다.
그 표현이 아무래도 지나친 것이 아니었을까. 사치로 평생을 지내다가 프랑스 민중의 공공의 적이 돼 혁명과 함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하다니. 그래서 일과성의 단발보도로 끝나지 않을까 생각 됐던 게 뉴욕 데일리뉴스의 보도다.
상황은 그런데 그렇게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구설수는 계속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선거정국의 이슈가 될 기미마저 보여서다. 우선 벌어진 논란의 하나가 영부인의 사적인 여행까지 미공군기가 동원되고 경호팀이 따라야 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법은 대통령 가족의 경호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새삼 논란이 된 것은 막대한 국가경비가 소요된 미셸 오바마의 스페인 여행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게 비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오바마가 실패할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는 10가지 이유를 제시한 닐 가드너의 주장이 그 하나다. 그 첫 번째 이유로 미셀의 스페인 여행을 제시하면서 오바마를 경제난에 허덕이는 미국 대중과 격리된 대통령으로 비난한 것이다.
정치적 논란은 그렇다고 치고, 미셸 오바마의 구설수는 다른 한편 동서를 막론하고 공통되는 한 가지 중요한 정치적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개인주의가 극도로 발달했다. 그러므로 개인의 행동은 말 그대로 자유다. 이런 미국 사회에서도 정치적 지도층의 행동에는 상당한 절제와 슬기로움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퍼스트레이디로서 한 가지 귀감을 보여준 것은 로라 부시다. 그녀는 사적인 여름휴가를 매년 몇몇 친한 친구와 함께 워싱턴 주에 있는 올림피아 내셔널 파크에서 보낸다. 그 전통을 15년 째 지켜오고 있다.
그나저나, 선거의 해에 민주당은 자칫 또 하나 골치 아픈 정치적 악재에 시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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