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스타는 스타더라!”
지난 주말 LA를 방문했던 ‘피겨 여왕’ 김연아(20) 선수에 대한 열광적 환영·환호가 한인사회에서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김연아 선수는 미주동포후원재단(이사장 홍명기)이 수여하는 ‘자랑스런 한국인상’을 수상하기 위해 지난 6일 LA에 도착해 7일 시상식에 참석하고 8일 캐나다로 돌아갔다. 2박3일의 그 짧은 ‘출현’에 한인사회가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말 그대로 ‘야단법석’이었다.
‘연아’ 도착하던 날 극성팬들은 물론 LA 공항까지 마중을 나갔었다. 마침 그 시간에 공항에 있던 한국 관광객, 남가주 한인들이 합세하면서 ‘번쩍, 번쩍’ 카메라 플래시 ‘폭죽’이 시작되고 ‘연아 최고!’ 환호성이 요란했다.
‘야단법석’의 하이라이트는 7일 시상식장. 리셉션이 시작된 오후 5시부터 다운타운 윌셔 그랜드 호텔 주변은 마비상태였다. 1인당 100달러씩 하는 행사장 입장권 600장이 일찌감치 동이 난 데 이어 입장권을 못 산 사람들이 무작정 ‘연아’ 얼굴 한번 보려고 호텔로 몰려들었다. 행사장 앞 홀은 밀려든 인파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그 한쪽에 마련된 VIP 룸에서는 소위 한인사회의 VIP들만 따로 입장해 ‘연아’와의 사진 촬영 시간을 가졌는데 사진 찍고 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30분이 넘도록 끝날 줄을 몰랐다. 그들 ‘연아 팬‘이 10대나 20대의 젊은이들이었다면 그런대로 ‘그림’이 되는 데, 대부분은 한인사회의 내로라하는 인사들. 할아버지·아버지뻘 되는 인사들이 김연아와 사진 찍고 사인 받으려고 줄줄이 모여 드는데 팬들도 이런 열렬 팬들이 없었다.
행사 시작 시간이 되어 김연아가 시상식장으로 옮겨가자 사람들은 다시 또 그의 옆으로 우르르 몰려들어 사회자가 행사 진행을 위해 접근을 차단시켜야 했을 정도. 그러고도 모자라 행사가 끝난 후 그룹 사진 시간이 다시 마련되었다.
덕분에 이날 같이 ‘자랑스런 한국인상’을 수상한 새미 리 박사는 “김연아와 말 한마디 제대로 나누지 못했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누구도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스무 살 김연아의 잔치자리에 아흔 살 새미 리 박사가 들러리를 선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한인이라면 김연아 선수를 자랑스러워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피겨 선수로서의 기량은 두말 할 것도 없고 깔끔한 외모와 똑 부러지는 언변 등 나무랄 데 없는 ‘스타’ 재목이다. 그러다보니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고 이제 그는 어디를 가나 ‘여왕’ 대접, ‘스타’ 대접이다.
“그런데 그게 꼭 좋은 것일까요?”라고 한인사회의 한 원로는 말했다. 7일 시상식장에서의 ‘야단법석’을 목격한 소감이다. 이제 겨우 나이 스물에 머리 허연 어른들로부터 하늘처럼 떠받들여지는 것이 본인에게 혹시라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 어쩌나 하는 우려이다.
자만심에 차서 초심을 잃게 되지나 않을까, 그래서 너무 일찍 성공의 정점에 올랐다가 어처구니없이 무너져 내린 이전의 여러 스타들의 전철을 밟으면 안 되는데 하는 염려이다.
다행히도 “김연아는 똑똑하니까 잘 알아서 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이다. 하지만 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를 아끼면 아낄수록 좀 차분하게 응원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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