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6개 주요 정보기관 가운데 하나인 국립지리정보국(NGA) 국장에 여성인 레티셔 A. 롱(51)이 9일 취임함으로써 미국에서 처음으로 여성 정보기관 수장이 탄생했다.
CNN에 따르면 신임 롱 NGA 국장은 해군정보국 부국장과 국방부 정보담당 부차관을 지내고 최근까지 국방정보국(DIA) 부국장으로 일하면서 32년간 정보업무를 다뤄온 인물이다.
버지니아 공과대학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하고 가톨릭대학에서 기계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롱은 해군에서 음파센서 분야의 엔지니어로 공직활동을 시작해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 등을 거쳐 미국의 정보파트에서 대표적 여성 리더로 성장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NGA의 신임 국장에 롱을 임명하겠다는 입장을 올해 초 발표한 바 있다.
롱 국장의 취임식에 참석한 게이츠 국방장관은 "30년 넘게 정보파트에서 공학전문가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온 롱은 NGA를 이끌 최적임자"라고 말했다.
롱이 이끌어나갈 NGA는 1996년 설립돼 전세계의 위성사진과 지리정보 등을 취합해 3차원의 쌍방향 지도를 제작해 미군의 작전수행이나 재난방재 등에 필요한 지리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국방정보국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정보기관의 직원 가운데 38%가 여성이며 6개 핵심 정보기관의 간부직 가운데 27%를 여성이 차지할 정도로 여성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국가안보국(NSA)과 국가정찰국(NRO)의 부국장도 현재 여성이며 중앙정보국(CIA)에서는 서열 3위의 책임자가 여성이다.
롱 국장은 CNN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정보기관들이 여성뿐만 아니라 소수인종 출신의 탁월한 인재들로부터 다방면에 걸쳐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면서 앞으로 여성과 소수인종에게 고위직의 문호가 더 많이 개방돼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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