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부 사모대출 부실관리 나서는데
▶ 노동부, 401k에 대체자산 허용
▶ 소송 면책조항 ‘세이프하버’ 적용
▶ 운용사 부담 덜고 진입 장벽 낮춰
미국 재무부가 사모대출 부실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퇴직연금 사업자에 대한 대체자산 투자 문턱을 낮춰 논란을 빚고 있다. 사모대출 상품에서 개인 투자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자 월가의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안정성이 중요한 자금까지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연방 노동부는 이날 확정기여(DC)형 제도인 ‘401k’를 비롯한 퇴직연금 운용 사업자가 사모대출 펀드를 비롯한 대체자산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규정안을 발표했다.
규정안은 퇴직연금 수탁자가 투자 상품을 선택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면책 조항인 ‘세이프 하버(safe harbor)’ 요건을 명시했다. 퇴직연금 수탁자는 펀드 성과, 유동성, 수수료, 자산가치 평가, 추종 지수(벤치마크), 상품 구조의 복잡성 등 6개 항목을 검토하면 세이프 하버를 적용받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401k 수탁자가 기존 주식·채권뿐 아니라 가상화폐와 부동산·원자재 등 대체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이번 결정은 후속 조치다.
로리 차베즈드리머 노동부 장관은 “이번 규정안은 퇴직연금 운용사들에 최근의 투자 환경을 잘 반영하는 상품들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은 이전에도 401k와 같은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일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다만 일부 운용사들은 그간 규정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퇴직연금용 상품 출시를 꺼려했다. 세이프 하버 제도가 도입되면 사업자 입장에서는 소송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노동부의 이번 조치로 퇴직연금 계좌에서 일부라도 사모대출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면 이는 단기적으로 위기를 늦추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모대출 사업을 벌이는 월가에서 강력하게 로비를 한 배경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최근 재무부의 부실 관리 움직임과는 다소 상충된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재무부는 사모대출 시장의 위기와 관련해 올 2분기부터 보험 규제 당국과 정기 회의를 갖기로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2월 “개인투자자도 401k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사모신용 자산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부실한 자산이 개인 계좌로 넘어오는 ‘쓰레기 하차장(dumping ground)’이 되도록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퇴직연금 시장 적립금은 총 14조 2,000억달러에 달한다.
401k 산업을 대표하는 미국은퇴협회(AEA)의 브라이언 그래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규정안은 401k의 사모대출·가상화폐 투자를 기존 주식·채권과 동일하게 취급하도록 의도됐다”고 지적했다. WSJ는 “이번 규정안은 고비용 대체투자 상품을 퇴직연금 시장에 편입시키기 위해 로비를 벌인 월가 금융사들의 승리”라며 “일부 사모대출 펀드에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등 시장이 혼란에 빠진 상황이라 규정안 발표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보수적인 투자자인 퇴직연금이 사모대출에 투자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TD 코웬의 자렛 세이버그 애널리스트는 “법원이 이 규정안을 토대로 운용사를 소송에서 보호해준다는 점을 확인하기 전까지 수탁자들이 401k 계좌에 대체자산 상품을 포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 규정안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
서울경제=윤경환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