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불편한 진실’을 폭로한 위키리크스 문건 공개의 후폭풍이 거세다.
이번 파문은 개전 10주년인 내년을 철군개시 시점으로 설정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아프간전 수행전략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악재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프간전 희생자 급증 속 전쟁회의론 커져
파키스탄 원조 약속 등 중간선거 악재로
“지난 정권 전략” 진화… 유출자 색출 나서
▲핵폭탄 맞은 오바마의 아프간전
국가 안보와 관련된 보안의 취약성을 드러낸 이번 폭로는 우선 미국의 아프간전 작전수행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이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적에게 아군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보여준 격이기 때문이다.
또 이번 폭로를 통해 드러난 파키스탄과 탈레반의 내밀한 협력 관계, 은폐·축소된 민간인 사망 등은 전쟁에 대한 회의론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1월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는 아프간 전쟁과 관련, 2011년 7월을 철수개시 시점으로 설정한 가운데 3만명 추가 파병을 추진하는 등 나름대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미군 희생자가 급증 추세인데다 스탠리 매크리스털 전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설화 파문 및 낙마로 `적전분열’까지 보인 시점에 이번 일이 터지면서 아프간 전쟁은 미국민들의 인식 속에 제2의 베트남전이 되어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입을 정치적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현 행정부 집권기가 포함된 2004~2009년에 작성된 문건들이 공개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더 이상 아프간 전쟁의 `짐’을 전 정권에 떠넘기기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탈레반과 미국 사이에서 이중 플레이를 한 것으로 드러난 파키스탄에 최근 5억달러 규모의 원조를 약속한 사실, 재판 없이 탈레반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특수부대의 활동이 현 정부 들어 더 강화된 사실 등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큰 부담 요인이다. 결국 민주당의 고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11월 중간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와 관련, 프린스턴대 역사학과 줄리안 젤리저 교수는 “이번 공개는 부시의 문제를 오바마의 문제로 만들었다”며 “오바마는 자신을 (실패하고 있는 전쟁에서) 분리시킬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상원 외교위원장인 존 케리 의원(민주당)은 “문서들이 불법적으로 공개되긴 했지만 그것들은 파키스탄과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처한 현실에 대해 심각한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화나선 백악관… 효과는 `글쎄’
오바마 행정부는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려 애쓰고 있다.
백악관과 국방·국무부 등은 공개된 자료들이 `철 지난’ 것으로, 전장의 현재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번 폭로를 통해 공개된 각종 문제들은 이미 시정됐거나 그 과정에 있다는 해명이다.
또 대 테러전 과정에서 파키스탄, 아프간 등과의 협력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은 26일 외교경로를 통해 파키스탄과 아프간 대통령에게 문제의 보도가 나올 것임을 사전에 통보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일이 민간의 불법적인 정보 공개에 따른 것이며, 관련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자료 유출자를 색출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위키리크스가 지난 4월 아파치 헬기의 민간인 공격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할 당시 자료 제공자로 드러난 미군 사병 브래들리 매닝(22) 뿐 아니라 다른 정보 유출자가 있을 것으로 국방당국은 보고 있다.
그러나 위키리크스 측은 `이것이 시작일 뿐’이라며 1만5,000여건에 달하는 추가 공개를 예고하고 있어 미 당국의 진화 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아프간 실종 미군 사망 확인
지난주 아프가니스탄에서 실종된 미국 해군 병사 2명 가운데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당국자가 27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숨진 해군 병사의 시신을 수습하고 유족에게 사망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앞서 25일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측은 지난 23일 동부 로가르주 내 탈레반 점령지역으로 들어간 이들 2명이 탈레반과 전투를 벌여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은 다친 채 탈레반에게 붙잡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프간 당국에 따르면 탈레반은 자신들이 붙잡아 둔 미군 부상병과 아프간 당국에 구금된 조직원 1명의 맞교환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스베가스에서 파견된 제 58 공군 구조대원들이 27일 구조 헬리콥터를 타고 칸다하르주 상공에서 작전지역으로 가던 중 지상에서 날아온 소총 사격을 받자 지역 정찰을 벌이고 있다. (AP)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