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년 조선이 미국과 수교한 이래 한미관계는 최근까지 일방적으로 미국은 주고 한국은 받는 관계였다. 거의 모든 면에서 미국이 선진국이고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 이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이제는 한국이 미국보다 뚜렷이 우수한 분야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자동차, 셀폰, TV뿐만이 아니다. 한국 사회의 생활방식 가운데 쓰레기 분리수거, 녹색 에너지 선호 등 미국이 본받아야 할 만한 것이 자주 눈에 띄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두 나라 문화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하나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다. 미국 휴게소는 화장실에 자판기 몇 개가 놓여 있을 뿐 썰렁하기 그지없다. 그나마 요새는 주 정부 재정난 때문인지 문 닫은 곳이 더 많아 보인다.
반면 한국 휴게소는 온갖 음식점과 마켓, 안내소 등 먹고 마시고 쉴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서 있다. 지방 자치제가 발달하면서 요즘은 휴게소마다 지역 특산물을 내세운 매장이나 요리를 파는 것이 유행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휴게소 자체가 관광명소인 ‘명품 휴게소‘가 등장했다. 현금이 없는 사람을 위해 즉석에서 통장을 만들어주는가 하면 여성 손님이 몰려 화장실이 만원이면 남성 화장실을 즉석에서 이동식 벽으로 차단해 여성용으로 바꿔준다.
대표적인 ‘명품 휴게소‘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대전 통영 고속도로 선상의 금산 인삼랜드 휴게소다. 전통적으로 인삼 산지인 금산답게 각종 인삼 제품을 많이 파는 것은 물론이고 수천 마리 잉어가 뛰노는 연못이 있는가 하면 세족을 하며 여행객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시설도 갖춰져 있다. 더 밑으로 내려가면 수천 평 넓이의 구절초 꽃밭이 있어 가을이면 수억 송이의 꽃이 핀다.
최근 인기가 나날이 오르고 있는 ‘명품 휴게소‘로 영동 고속도로의 덕평 휴게소를 빼놓을 수 없다. 최초의 상하행선 합동 휴게소인 이곳은 건물 자체가 2007년 한국 건축대상 대통령상을 받을 정도로 고급 자재를 사용, 아름다움을 마음껏 자랑하고 있다. 건물에서 사용되는 전기는 지열과 태양열을 이용해 발전하고 ‘제9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을 받은 화장실은 전국에서 가장 깨끗하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청결하다.
주변에 연못과 자연 휴양림, 산책로가 마련돼 여행객의 피로를 씻어주고 산행을 가는 사람들을 위한 일체의 등산 운동용품 전문점이 가득 들어서 있다. 이 정도 휴게소라면 휴게소를 찾아보기 위해 여행을 떠날 만하다.
미국 고속도로 휴게소가 어째서 지금처럼 원시적인 상태를 고집하고 있는지 이유는 잘 모르지만 한국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자에게 경영을 맡긴다면 막대한 흑자를 내 주 재정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여행자들도 보다 즐겁고 편안하게 휴가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이 한국에게서 좋은 점을 배우는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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