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항공사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여행경기 회복과 환율 안정이 해외 여행객 급증으로 이어지며 국적항공사 이용객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LA-인천 노선도 이와 같은 호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양 항공사가 발표한 탑승률 자료에 따르면 LA-인천 노선 탑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총 14만9,478석을 공급하고 13만8,314석을 판매해 탑승률 92.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2%에 비해 상당한 증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총 10만9,010석을 공급해 10만3,931석을 판매, 95.3%의 탑승률을 기록했다. 아시아나의 2009년 2분기 탑승률은 83.2%였다.
탑승률 호조는 역대 최고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비수기에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2분기 매출이 10억3,000만 달러(1조2,388억원), 영업이익은 1억4,800만 달러(1,775억원)를 기록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억800만 달러(1,295억원) 적자에서 대규모 흑자로 돌아섰다.
다음 달 초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대한항공도 매출 20억 달러, 영업이익은 2억7,000만 달러로 사상최대의 분기실적을 올릴 것으로 항공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즐거운 비명은 항공사의 몫일뿐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들과 항공권 판매를 맡고 있는 여행사들은 정반대로 괴로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항공료와 제한된 좌석 공급은 항공 대란이라는 표현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고객들을 압박하고 있다.
현재 LA-인천 노선의 국적항공사 평균 요금은 1,600달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 인상된 상태다. 그나마 항공요금이 1,800달러를 돌파했던 지난달에 비하면 많이 호전(?)된 상황이다.
4인 가족이 한번 한국에 나가려면 부대경비까지 근 1만 달러의 비용이 드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의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 발표는 소비자들의 분통을 터뜨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물론 수많은 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들의 특성상 특정 노선의 흑자가 항공사의 재정 상태를 100%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수요가 많은 노선에 대한 일방적인 항공료 인상은 국적항공사를 믿고 애용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에 대한 역차별로 비쳐질 수 있다.
LA는 국적항공사들에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지역이다. 국적항공사들의 해외 진출 초기에 교두보 역할을 했으며 현재는 하루 6~7편의 항공편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한인 고객들이 애용하고 있다.
시장논리에 따라 수요가 많으니 받고 싶은 대로 가격을 받겠다는 국적항공사들의 태도는 자칫 한인사회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하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
심민규 / 경제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