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에 강의 차,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6,25 전쟁의 마지막 현장이라 할 수 있는 ‘판문점’을 방문해 보았다.
외국인에게만 방문이 허용되는 관계로, (내국인은 특별 허가 절차가필요하다고 함) 미국인 10여명과 함께 갔으며, 모든 안내는 영어로만 진행되었다.
판문점, ‘공동 경비 구역’(JSA)담당 부대가 있는 캠프 본패스 (Camp Bonfas) 에도착하였을 때, 벌서 그곳에서부터 무언가 긴장감이 느껴졌다. JSA 전용 버스에갈아탔는데 안내를 맡은 한국군 헌병은 “이곳에서부터는 자리에서 일어서지 말라. 밖을 향해 어떤 종류의 손짓도 하지 말라. 적의 총탄이 날아올 수도 있다” 라는 경고를 주는 것 이였다.(그 헌병은 미국에서 공부하다가, 군 복무를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고 함)
회담장 건물 남쪽에 있는 “자유의 집” (FreedomHouse)에서 또 주의 사항이 전달되었다. “출입문을 나서면일렬 종대로, 1분내로 급히 앞만 보고 회담장 건물로 들어가라. 회담장안에서는 밖을 향해 손가락질이나 어떤 제스쳐도 쓰지 말라.”
‘정전 회담장’ 건물은자그마한 청색 군용 ‘바라크 (barrack)’ 건물인데, 그 남쪽 사이드에 우리 경비병들이 권총을 찬 채 경비를하고 있었다.
드디어 우리는 지시 받은대로 문을 나서자 경비병의 뒤를 따라 급히 회담장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회담장 건물 내부는 아주 단순했다. 중앙에, 유엔기가 놓여 있는 커다란 회담 테이블이 눈을 끌었다. 바로 이 테이블이야말로, 1953년휴전 협정이 이루어진 이래, 남측의 유엔군 대표단과 북측의 인민군 대표가 서로 인사도 없이, 때로는 언성을 높이며 전쟁 아닌 전쟁을 ‘회담’이라는 형식으로 53년간 계속하고 있는 곳이다. 그 테이블 중앙에 두 개의 표시가 있는데 그 표시 라인이 바로 남북의경계선이다. 거기 우리측 헌병이부동자세로 서 있는데, 안내 헌병의 “이 라인을 넘어가지 말라. 그 북쪽은 북한 사이드이다. 잘못하면 북쪽으로 끌려갈 수도 있다” 라는 말을 들을 때 나는 형언할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나는 지금남북 이 대치하고 있는 ‘경계선’ 바로 그 앞 현장에 와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밖이 소란해저서 창문을 통해 내다 보니, 북쪽의 경비병들이예의 그 나치 군대 같은 독특한 행보로 급히 행군해 오는 것이 아닌가? 나는 6,25 전쟁 때 인민군을본 이래 처음으로 북쪽 군인을 보고 “아 여기가 바로 남북 군대가 대치하고 있는 곳이구나” 하는 실감을 느꼈다. 그들 일부는 그 회담장 건물의 북쪽 사이드에 일열 횡대로 쭉 도열하고 또 몇 명은 건물 중간 라인까지 오더니 아주 살벌한자세로 경계에 임하는 것이었다. 그들 은 모두 헬멧을 쓰고 있었다. 그전에는정모를 착용했었는데, 천안 함 사건 이후 전투 태세를 보이는 것인지 철모를 쓰고 있다고 한다.
JSA 지역에서과거 북한군에 의한 ‘도끼 만행 사건’이 벌어졌었다. 그러므로 이 공동 경비구역은 언제든지 ‘휴전’이 ‘실전’으로 터질수 있는 ‘화약고’ 같은 곳이라 아니할 수 없다.
판문점! 그 남북의 적대적 대치 현장이 서울에서 그렇게 가까이 있는지를실제로 인식하고 사는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대한민국의 수도에서 불과 40 마일도안되는 거리가 아닌가?. 바로그렇게 가까운 곳에,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 천백 배 무자비하게갚아 주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무서운 세력이 포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2차대전 후, 세계의 모든 분단국들이 다 통일을 이룩했는데, 왜유독 한 반도만 여전히 분단된 가운데, 연평 해전, 천안함격침 같은 ‘휴전’ 아닌 ‘준 전쟁 사태’가 계속 터지고있는 것일까? 금년은 ‘6 25 전쟁’ 발발60주년의 해이다. 60년간계속되는 이 비극적 현장을 가까이서 볼 때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그러나 언젠가 이 남북 대치의 비극이 끝나고 통일 될 날이 올 것을 바라보며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한국인이면, 특히 2세들에게, 가능하면 남북 대치의 실감 있는 현장인 ‘판문점’을한번씩 방문해보기를 권고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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