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런던에서 열린 제 8회 월드컵 대회는 사상 처음으로 위성 중계가 이루어진 대회였다. 그 탓에 축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분위기에 편승해 공연히 들뜨게 만들었던 첫 대회로 기억된다.
당시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은 온통 브라질의 축구 천재 펠레에 쏠려 있었다. 당시 브라질은 이미 월드컵을 2연패 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펠레의 나이는 25세를 맞았었다. 축구선수로서는 절정기의 나이다.
이 축구천재가 브라질의 월드컵 3연패를 이룩하게 할 것인지가 전 세계의 관심사였고, 브라질은 우승 예상 평에서 항상 0순위로 지목됐었다.
평균 신장은 165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았다. 선수 전원이 미혼이었다. 그 팀은 참가국 중 가장 먼저 런던에 도착했다. 그 도착 날부터 기행의 연속이었다. 주최 측이 지정해준 호텔을 네 차례나 거부하는 까탈을 부렸다.
그리고는 서덜랜드의 교외에 있는 미완성 호텔에 자리 잡았다. 선수들의 외출을 완전 통제했다. 모든 것이 비밀이었다. 자신들의 연습장면도 물론 비밀이었다. 그러면서 1차전에서 붙을 상대팀 연습장면을 몰래 찍다가 곤욕을 치르는 망신을 하기도 했다.
이 팀에 쏟아진 관심은 축구외적인 호기심이었다. 한 마디로 괴팍한 수수께끼의 팀이라는 게 당시 언론이 붙여준 호칭이었다. 그 팀은 북한 팀이었다.
1966년 7월 19일. 북한과 이탈리아의 경기가 시작됐다. 예상 전망은 우승 후보의 하나인 이탈리아가 몇 골 차로 이길 것인가에만 몰려 있었다.
전반 35분 무렵 이탈리아 선수 하나가 퇴장당한 무렵부터 북한의 공세는 거칠어졌다. 이른바 ‘사다리전법’으로 이탈리아 진영을 흔들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전반 42분 이탈리아 진영 안쪽으로 공이 날아들자 문전에 형성된 사다리꼴 대형이 꿈틀하더니 박두익이 튀어나오며 땅볼로 강 슛, 네트를 갈랐다. 이 한 골로 북한의 승리를 결정짓고 8강에 진출한 것이다.
북한과 포르트갈의 8강전은 월드컵 명승부의 하나로 꼽힌다. 기세가 오른 북한이 3대 0으로 앞서나가다가 포르투갈의 검은 표범 에우제비오에게 4골을 허용, 결국 5대 3으로 패배했다.
이후 북한 축구는 국제무대에서 사라졌다. 그러기를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무대에 등장했다. 그 첫 대결 상대가 여전히 우승후보 0순위인 브라질이다. 북한 팀은 또 한 차례의 파란을 불러올까. 상대가 상대인 만큼 또 다시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승부예상은 그렇다고 치고, 북한은 44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전혀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폐쇄성이다. 선수들의 외출을 금지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훈련 모습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북한이 변할 날은 언제일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