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수많은 인종이 모여 사는 나라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갈래갈래 갈라진 것 같은 나라가 국가적 위기가 닥치거나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결론이 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일치단결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카터 대통령 집권 시절 이란에서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인질로 잡힌 적이 있었다. 온갖 방법으로 이들을 구하려 했으나 안 되자 나중에는 헬기를 탄 구출 특공대를 보내기까지 했다. 그런데 운이 따르지 않으려니까 사막 폭풍에 휘말려 구출은커녕 특공대원들이 거꾸로 사망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미국으로서는 국가적 대망신이고 가뜩이나 인기가 없던 카터로서는 조롱을 받아도 한참 받을 일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공화당을 막론하고 그를 비웃지 않았다. 미국 시민의 생명을 구하려던 정부의 노력이 불의의 사고로 좌절된 것이라며 오히려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격렬한 공방전을 벌이다가도 일단 결과가 나오면 깨끗이 승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달 가까이 논란을 일으켰던 천안함 침몰 원인이 사실상 밝혀지고 있다. 한 정부 당국자는 천안함이 어뢰에 의해 침몰했으며 그 어뢰가 북한제임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물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민군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침몰했던 해저에서 어뢰 프로펠러를 수거했으며 그 프로펠러에 찍혀 있는 일련번호를 판독한 결과 북한의 글자체와 각인 스타일임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수거한 어뢰 파편과 화약 흔적을 종합해 보면 북한 어뢰에 의한 공격이라는 것을 더 이상 의심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느낀 야당은 이를 인정하기보다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는 만약 북한이 공격했다면 이는 MB 정부의 잘못된 대북 정책 탓이므로 이명박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이도 있다.
과연 이들을 대한민국 정당과 정치인으로 볼 수 있는가. 이들의 논리에 따르면 북한이 전면전을 감행해 와도 이는 MB의 잘못된 대북 정책 탓이므로 대한민국 국군은 불필요한 희생을 자초하지 말고 조용히 항복하는 것이 순리다.
한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은 북한에 비해 월등하다. 그러나 전쟁의 승패는 이런 객관적 조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아무리 한쪽이 돈이 많고 무기가 좋아도 총에 맞는 것이 싫어 슬슬 피하고 다른 한쪽은 목숨을 걸고 덤비면 결과는 보나마나다. 더군다나 이쪽이 불리할 때 손뼉을 치는 적군 같은 아군이 옆에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김정일 체제는 자생능력이 없는 체제다. 누군가가 계속 먹을 것을 갖다 줘야 버틸 수 있다. 사상 최악의 공포 정치를 3대째 하려는 이 체제를 자진해서 돕겠다는 한국인들은 도대체 어떤 정신 상태를 가진 사람들인가. 한국의 앞날을 걱정 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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