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 특히 문인화(文人畵)의 멋은 여백에 있다. 시(詩)와 서(書)와 화(畵)가 혼연일체가 된 문인화는 붓놀림도 붓놀림이지만 그 보다는 더 넓은 흰 여백이 때로 더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흰 여백은 일면 문인(文人)으로 통칭되는 선비의 삶의 반영으로 보인다. 쉼이 있는 삶이다. 얽매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정신적 자유가 있다. 그런 그들의 삶이 많은 것을 흰 여백으로 처리한 문인화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쉼, 휴식이 중요하다. 관련해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 소프라노 가수가 새 노래를 열창했다. 온 힘을 다해 부른 그 노래에 관객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가수는 그러나 열창 끝에 숨졌다. 왜. 작곡가가 쉼표를 넣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그래서 숨이 막혀 죽었다.
삶에 있어 여가는 필수다. 휴식은 에너지의 재충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와서 그러나 여가에 대한 생각이 많아 바뀌고 있다.
일과 레저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가 하는 설문조사가 있었다. 그 조사에 따르면 일이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더 많았었다. 요즘에는 레저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경향이라는 것이다.
무엇을 말하나. 일이 아닌, 레저 그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되어가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레저 그 자체만 추구할 때 그러면 어떤 현상이 뒤따를까. 그 답은 저마다 늘고만 있는 국가 부채로 휘청거리는 유럽 국가들의 오늘날 모습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닐까.
유럽 국가들은 노동자들의 여가생활을 너무 존중한 나머지 경쟁력 상실이란 대가를 치르게 됐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 저널의 지적이다.
유럽인들의 평균 근로시간은 20년 전에는 미국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던 것이 유럽인의 평균 연 근로시간은 1400시간 정도로 미국보다 500시간이나 짧아졌다. 그 기간 동안 유럽인의 휴가기간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6주 휴가는 거의 보편화돼 있다. 그리고 주당 법정 근무시간도 35시간 이하가 대부분이다.
유럽인들은 미국인들을 워커홀릭이라고 비웃었다. 충분한 여가시간이 보장된 유럽식 라이프스타일이야 말로 균형적인 삶으로, 짧은 근로시간은 생산성을 높인다는 주장을 펴왔다.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의 지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짧은 유럽의 근로시간은 결국 경제회복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셔널포스트지도 같은 지적을 하고 있다.
“유럽에서 일하는 사람은 세 사람 중 한 명에도 채 못 미친다. 30% 인구가 일을 해 전체를 부양하는 꼴이다. 거기다가 근로시간은 계속 줄고 있고 늘어나기만 하는 것은 공휴일이다.”
유럽이 맞은 문제는 그렇다고 치고, 한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느 편에 속할까. 하루 16시간 노동도 불사하던 초기 이민자 정신이 사라진 것 같아 던져보는 질문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